'AI로 낡은 규제 탐지', 미래한국 공모전 대상

2025-11-13

“행정부가 복잡한 규제를 걷어내겠다며 현장 간담회를 여는 건 좋지만 실제 제도 개선까지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느꼈어요.”

기획재정부가 1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2025 미래 한국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인공지능(AI) 기반 불용 규제 정비 시스템’을 제안해 대상을 받은 취업준비생 구자윤 씨는 AI를 규제 개선에 접목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구 씨가 고안한 아이디어는 AI로 법령 체계를 분석해 노후 규정과 모순된 조항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그는 수만 건의 법령을 공무원이 직접 확인하는 기존 방식은 업무 부담이 클 뿐 아니라 누락과 지연이 반복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분석형 AI로 법령 구조를 체계화하고 변동 사항을 감지해 낡은 규제가 자동 탐지되도록 했다.

성과는 바로 나왔다. 그가 설계한 분석형 AI는 현행 ‘기초 연구 진흥 및 기술개발법’에서 기업이 연구 분야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연구소의 네 면 벽이 모두 세워져 있어야 한다는 규정을 찾아냈다. 구 씨는 “부정한 세제 혜택을 막기 위한 취지로 도입된 규정이지만 정보기술(IT)·바이오·디자인 업종은 대부분 공간을 유연하게 쓰는 오픈랩 형태”라며 “AI 분석만으로 시대착오적 규제를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모전은 정부 정책에 국민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반영하기 위한 행사로 올해 16회째를 맞았다.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상인 대상의 영예를 안은 구 씨 외에도 해양환경공단 연구 동호회인 해진회가 ‘연쇄추돌 방지 AI 홀로그램’을 제안해 최우수상(한국개발연구원장상)을, 공무원 서진우 씨(AI 원클릭 통관 시스템)와 경북대 창업 동아리인 노바로보틱스(AI 기반 도시 침수 예방 스마트 빗물받이 관리 체계 구축)는 각각 우수상(서울경제신문 사장상)을 수상했다.

연쇄 추돌 방지 AI 홀로그램은 고속도로 사고 발생 시 홀로그램을 띄워 상황을 미리 알리는 방식이다. 전광판 공지보다 운전자에게 사고 위치와 위험 정도를 더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AI 원클릭 통관 시스템은 AI가 관세청의 데이터를 활용해 통관 서류를 자동으로 작성하고 검증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서 씨는 중소기업들이 복잡한 통관 절차 때문에 납기 지연과 해외 바이어들의 신뢰도 하락을 호소하는 점에 주목해 시스템을 설계했다. 심사위원단은 신속·정확한 통관이 가능해지고 수수료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며 중소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기재부는 이날 수상작에 대해 관계부처 검토 등 후속 조치를 통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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