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공사 처리 두고…기재부·산업부 갈등

2025-06-23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공기업인 한국석탄공사의 처리 방안을 놓고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주무 부처인 산업부는 석탄공사를 청산해 정부가 약 2조 4600억 원 규모의 부채를 해결하자는 입장인 반면 국고지기인 기재부는 이 같은 방안에 반대하고 있어서다.

2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산업부는 최근 석탄공사 처리 방향으로 △공사 청산안 △광해광업공단과의 통합안을 기재부 예산실과 공공정책국에 공식 전달했다. 산업부는 이 가운데 청산안을 더 선호하고 있으며 지난달 석탄공사 측에 이달 30일까지 직원 전원 퇴사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해광업공단과 통폐합 시 광해공단으로 고용 승계하면 되기 때문에 전원 퇴사 통보는 사실상 청산안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기재부는 2조 원이 훌쩍 넘는 공기업 부채를 정부가 떠안는 것은 막대한 재정 부담이 있는 데다 다른 공공기관에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거기에다 산업부가 지난 10여 년간 구조조정을 미루다 이제 와서 재정 부담을 국가에 떠넘기려는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석탄공사 부채는 2015년에 1조 5989억 원이었는데 지난해 2조 4642억 원으로 10년 만에 1조 원 가까이 증가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공공기관들이 스스로 부실을 키워도 정부가 끝내 다 떠안는다는 신호를 줄 수 있어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재부는 산업부가 2016년 공공기관 기능 조정 로드맵에서 석탄공사 구조조정 방침을 밝히고도 수 년간 검토만을 반복하며 통폐합·청산 등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분위기다. 2005년 이후에는 매년 1000억 원 규모의 적자가 반복됐는데 산업부가 고용 안정과 지역 민원 우려 등을 이유로 연구용역만 여러 번 맡기고 실질적인 조치를 미뤄왔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그동안 천문학적인 부채가 누적됐던 원인에 대해서 소명을 하고 입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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