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성문(29·키움)의 최다 연속 도루 기록 경신 행진이 깨졌다. 35번째 도루에 실패하면서 KBO리그 최다 연속 도루는 ‘34’에서 그쳤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누상에 나오면 ‘레드 라이트’였던 선수가 노력으로 이뤄낸 금자탑이다.
송성문은 지난 9일 LG와의 경기에서 도루실패아웃됐다.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송성문은 1회부터 우전 안타로 출루하며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송성문은 후속 타자인 임지열의 타석에서 곧바로 2루 도루를 감행했으나 포수 이주헌이 재빠르게 공을 송구했다. 송성문의 2루 슬라이딩과 2루수 신민재의 터치가 거의 동시에 이뤄졌다.
첫 판정은 세이프였다. 그러나 LG의 요청으로 비디오 판독을 한 결과 원심이 뒤집히며 아웃이 됐다. 송성문은 2022년 7월 7일 두산과의 경기 이후 3년 만에 도루에 실패했다. 2023년 8월 13일 잠실 LG전부터 시작된 연속 도루 기록은 34번에서 멈췄다.
송성문은 10일 “슬라이딩하면서 손이 땅에 조금 박혔는데 아웃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신기록에 다가설 때부터 ‘죽을 때가 됐는데’ 하는 생각을 했는데 예상외로 오래 안 죽었다”라며 “기록을 세우고 아웃돼서 기분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지난 5월 28일 광주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는 30번째 연속 도루에 성공하면서 ‘바람의 아들’ 이종범 전 코치를 뛰어넘고 KBO리그 최다 연속 도루 신기록을 세웠다. 직전 신기록 보유자인 이 전 코치는 1997년 29개 연속 도루에 성공했다. 송성문은 이 기록을 28년 만에 깨트렸다.
송성문은 “신기록에 근접해졌을 때 신중해진 건 사실이지만 도루라는 건 위험을 감수하고 뛰어야 올라가는 것 아니겠나”라며 “최대한 기록을 신경 쓰지 않고 제 타이밍에 맞춰서 뛰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송성문은 원래 도루를 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2015년 데뷔 이래 2023년까지 7시즌 동안 도루가 총 5개에 그친다. 그러나 지난 시즌 시작 전 식단 조절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만들면서 ‘뛰는 선수’로 변모했다.
송성문은 커리어 하이를 찍은 지난해 21개의 도루에 성공했다. 34개 도루의 시작은 2022년이지만 그중 33개가 2024년 5월 17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이뤄졌다. 송성문은 “2023년까지는 누상에 나와도 레드 라이트였다”라며 “사실상 33개의 도루를 지난 1년 동안 성공한 거여서 자부심이 있다”라고 말했다.
송성문은 “제 기록도 언젠가 깨진다. 제가 이종범 전 코치님의 기록을 깬 것처럼 누군가 제 기록을 깰 날이 올 거다”라며 “그래도 KBO에 잠시나마 제 이름이 오르락내리락했다는 사실에 자부심이 생긴다”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