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지사협 아동청소년 분과, 고려인마을서 역사·문화 체험 진행

2025-08-04

[전남인터넷신문]광주 광산구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아동청소년 분과가 최근 고려인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역사마을1번지’ 광주 고려인마을을 찾았다.

4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이날 탐방에는 투게더광산나눔문화재단, 용진원 등 여러 기관에서 참여한 아동청소년 50여 명이 하루 동안 고려인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마을 곳곳을 돌아보며, 잊혀진 고려인의 역사와 마주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먼저 고려인마을주민관광청 해설사의 안내를 받아 고려인문화관을 방문,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된 고려인 선조들의 아픈 역사를 들었다.

이어 홍범도 장군의 정신을 기리는 홍범도공원과 중앙아시아 거리 풍경을 그대로 재현한 중앙아시아테마거리, 디아스포라의 삶을 예술로 승화한 문빅토르 미술관 등을 차례로 돌아보며 낯선 중앙아시아에서 조국을 그리며 살았던 고려인동포들의 피어린 삶을 되돌아봤다.

아동청소년들의 눈에 비친 고려인의 역사는 낯설고도 신기했지만, 이내 조용한 공감과 연민의 감정으로 번져갔다. 고려인문화관 2층 전시실에 걸린 세계적인 고려인 미술거장 문빅토르 작 ‘강제이주열차’ 그림 앞에 한참을 머물던 한 청소년은 “이렇게 힘든 삶을 살아온 선조들이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며 작은 목소리로 소감을 전했다.

특히 이날 체험활동으로 마련된 ‘중앙아시아 의상체험’ 과 ‘칼팍 만들기’는 단순한 체험활동을 넘어 하나의 역사 수업이 되었다. 키르기스스탄 전통 모자인 칼팍을 직접 만들어보며 이들은 낯선 중앙아시아 척박한 황무지에서 살아야 했던 고려인 선조들의 생존 의지와 정체성 회복의 의미를 다시한번 마음에 새겼다.

또한 비록 낯선 땅에 버려졌지만, 그 고난의 삶 가운데도 한민족의 전통 문화를 지켜내고 공동체를 세운 그들의 생존본능은 탐방객들의 마음에 진한 감동을 주었다.

고려인마을 관계자는 “오늘 이곳에서 아이들이 마주한 이야기들이 훗날 이들이 한국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성장해갈 때, 연대와 포용의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비록 짧은 하루였지만, 아동청소년들의 발걸음은 역사를 향한 깊은 성찰로 이어졌다. 낯선 땅에 뿌리 내린 고려인 선조들의 삶을 통해, 청소년들은 우리가 지켜야 할 기억과 이어가야 할 책임들을 조용히 마음에 새기는 시간이 되었다.

고려방송: 이부형 (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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