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치킨집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갓 튀긴 닭고기를 놓고 ‘소맥’ 러브샷을 했다. 세상 눈이 쏠린 친목 자리는 화제도 만발했고, 금세 그 치킨집 이름을 따 ‘깐부동맹’이라 불렸다. 보유 재산 250조원, 세계 9위 부자인 황 CEO는 그래픽처리장치(GPU)로 명실공히 세계를 지배하는 AI 혁명의 주인공이다. 그는 자신을 찾아온 어린이의 티셔츠에 큰 글씨로 사인해줬고, 시민들과 소탈하고 정겨운 대화를 나눴다. 이 회장은 “행복이란 게 뭐 이렇게 맛있는 것을 먹고, 그런 것 같다”며 웃었고, 정 회장은 한·미 관세협상 타결로 자동차 관세가 15%로 인하된 것에 “이제 우리가 잘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이 AI와 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생존의 문제다. 이번 동맹으로 엔비디아는 정부와 국내 기업에 총 26만장의 GPU를 공급한다. GPU 물량 확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납품 증가로 이어진다. 엔비디아와 한국 기업 모두 윈윈하는 구조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이다. 엔비디아는 칩 공급만 하지 않는다. 디지털 공장을 구현하는 플랫폼 ‘옴니버스’, 피지컬 AI 기술 ‘코스모스’ 등을 한국 기업들에 적용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가 한국 기업의 제조 공정 데이터와 표준 등을 장악하고 지배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AI 투자 확대로 소외되는 산업 분야가 늘고, AI가 자동화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일자리를 줄일 거라는 우려도 크다. AI가 가져올 효율과 생산성 향상의 이면엔 고용 감소와 산업 양극화라는 부작용이 있는 것이다.
황 CEO는 그 치킨집에서 “오늘 모두 공짜”라며 식당의 ‘골든벨’을 울렸고, 이 회장은 음식값을 계산했다. 시민들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깐부동맹의 의미가 단순히 치킨값 ‘골든벨’에서 끝나지 않으려면 기술 주권을 지키고, AI 시대에도 일할 기회가 넓게 보장되는 산업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 깐부동맹의 결실이 온 국민에게 고루 돌아가는 진정한 ‘골든벨’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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