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한지붕 두가족’ 청산…임종룡 회장 “내부통합해 종합금융그룹 재도약”

2025-11-03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1999년 옛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통합으로 출범한 우리은행(은행장 정진완)이 26년만에 통합 동우회 공식출범을 이뤄냈습니다. 2023년 3월 취임 직후부터 양 동우회 통합에 앞장선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화학적 결합 완성'이라는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우리금융그룹은 3일 종로 효자동에 새롭게 단장한 통합 동우회 사무실에서 '통합 우리은행 동우회 출범기념식'을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원 상업은행 동우회장, 유중근 한일은행 동우회장이 참석해 역사적인 통합을 자축했습니다. 강원·유중근 회장은 통합 동우회 공동대표를 맡았습니다.

임종룡 회장은 기념식에서 "이번 동우회 통합은 우리금융이 은행·증권·보험 등 포트폴리오를 갖춘 종합금융그룹으로 재도약하는데 화학적 결합을 완성하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출신은행 기반 계파갈등을 원천적으로 제거함으로써 내부통합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며 "비은행부문 확대전략과 맞물려 그룹 경쟁력을 더욱 견고히 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은행의 '한지붕 두가족' 문화는 오랜 전통과 지난한 부침의 역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우리은행은 대한제국 시절인 1899년 1월 창립한 '대한천일은행'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당시 고종황제는 민족자본 육성을 통한 국가경제발전을 내세워 '하늘 아래 첫번째 은행'이라는 의미로 대한천일은행을 설립했습니다. 고종황제는 황실 운영자금을 자본금으로 편성해 은행 설립을 주도합니다. 영친왕이 2대 은행장을 지냈습니다.

이후 IMF외환위기 국면에서 1999년 1월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합병으로 한빛은행이 출범하고 2001년 4월 설립된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2002년 5월 우리은행으로 은행명을 바꾸며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1970년대 상업·한일은행에서 각각 설립된 동우회는 1999년 두 은행 합병 후에도 통합되지 않은 채 26년간 따로 운영돼왔습니다. 현직에 있을 때 함께 일하던 직원들이 퇴직 후에는 출신 은행에 따라 다른 동우회로 흩어지는 기이한 행태가 견고하게 유지된 것입니다.

이같은 각자 동우회는 특히 경영진 인사철마다 계파·파벌 논란을 낳았고 은행의 전사적 통합과 발전을 저해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2개의 동우회에 강한 문제의식과 함께 통합에 팔을 걷고 나선 건 임종룡 회장이었습니다. 임종룡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분열과 반목의 정서, 낡고 답답한 업무관행, 불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한 인사 등 음지의 문화는 이제 반드시 멈춰야 한다"며 '새로운 기업문화'를 경영 어젠다로 제시했습니다.

또 조직개편을 통해 회장직속 '기업문화혁신TF'를 신설하는 한편 역대 은행장들을 직접 만나 전사적 통합을 위해선 계파문화 상징으로 여겨지는 양 동우회 통합이 절실하다며 설득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와 함께 우리금융은 건강한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 전사적인 인식개선 작업을 병행했습니다. 지난 6월 그룹 전 계열사에 '사조직 결성금지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내고 윤리규범에는 '사조직을 통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금지' 조항을 명문화하며 계파문화 근절에 힘을 쏟았습니다.

앞서 4월에는 인사자료에서 출신은행 항목은 물론 선입견을 야기할 수 있는 학력·병역·출신지역 등 정보도 삭제했습니다. 근무경력·자격증·수상이력 등 업무역량 관련항목만 남겨 임직원 융화를 도모하고 성과와 능력에 따라 공정하게 인정받는 인사문화 정착에도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올 1월 창립 126주년 기념식에서 양 동우회 통합추진 MOU 체결 뒤 10개월만에 기존 단체 해산과 통합 동우회 설립절차를 순조롭게 마무리하며 진정한 의미의 '우리은행 동우회'를 완성해 냈습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동우회 통합은 우리금융이 추진해온 계파문화 청산과 조직문화 혁신의 연장선상에 있다"며 "1999년 합병 이후 입행한 이른바 '통합세대'의 퇴직시기가 도래하면서 동우회를 하나로 묶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돼 통합이 성사됐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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