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 2일 정상회담을 갖고 한·싱가포르 수교 50주년을 맞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국은 정상회담 직후에는 디지털, 문화·체육, 녹색·디지털 해운항로, 인사행정 등 4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 발언을 통해 “양국은 공통점이 참 많다”며 “국토가 협소하고 자원이 부족하고 지정학적 환경이 어렵긴 하지만, 인적 자본과 개방된 자유무역질서를 토대로 참으로 놀라운 성장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각 동북아와 동남아에서 첨단산업과 혁신을 주도하는 우리 양국이 함께 만나서 그야말로 반짝반짝 빛나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웡 총리는 “싱가포르와 한국은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오늘의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며 “국가 전략이 유사하고 철학과 미래에 대한 전망이 유사하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에 처한 글로벌 시장에서 지역 역내 파트너로서, 글로벌 파트너로서 더 함께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1972년생인 웡 총리는 싱가포르의 4대 총리로 지난해 5월 취임했다. 그의 전임자는 31년간 장기 집권했던 ‘싱가포르의 국부’ 리콴유의 아들 리셴룽 전 총리다. 리 전 총리도 20년간 총리직을 지냈다. 미국에서 위스콘신매디슨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시간대와 하버드대에서 각각 경제학·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은 웡 총리는 2005년 리 전 총리의 수석보좌관이 되면서 일찌감치 정치적 후계자로 주목받았다.
이날 채택된 공동성명에는 한·싱가포르 FTA 개선 논의 같은 통상·경제 분야 협력 외에도 국방·안보와 녹색경제·에너지전환·첨단기술·연구개발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안보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과 공조를 확대하기로 했다”면서 “양국은 방산기술 공동연구를 더욱 확대하기로 했고, 여기에 더해 싱가포르의 방산물자 다변화 과정에서 한국이 적극 협력하고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웡 총리는 “공급망 확대와 회복력을 위해 녹색·디지털 해운 항로 구축 협력에 합의했다”며 “암모니아와 수소, 기타 원자력 기술에 있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선 제주도산 쇠고기·돼지고기의 싱가포르 수출도 합의됐다.

이 대통령과 웡 총리는 이날 서로에 대한 친근감을 수차례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입구에서 웡 총리를 직접 영접하면서 “매일 봅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공동 기자회견 후 오찬에선 이 대통령이 “저는 싱가포르를 어두운 밤에 빛나는 별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고, 이에 웡 총리는 “이렇게 어렵고 어두운 시대, 불확실성이 넘치는 시대에 아시아에 떠오르는 두 별이 싱가포르와 한국”이라고 호응했다.
이 대통령은 웡 총리가 지난달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반도의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준 데 대해서도 감사를 전했다. 대통령실은 “아세안 첨단기술·규범 선도국으로서 역내 무역자유화, 디지털 경제, 에너지전환 등 아세안 경제협력을 주도하는 싱가포르와 한·싱가포르, 한·아세안 관계 발전을 위한 전략적 협력을 한층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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