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구 운명, 방망이에 물어봐’ PS 지배하는 타격전

2025-10-29

2025시즌 KBO리그는 강력한 외국인 투수들의 등장,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 존 확대 등으로 전반적인 리그 타격이 침체된 시즌이었다. 그런데 ‘가을 야구’는 조금 다른 분위기 속에 진행된다. 타격전이 포스트시즌을 지배하고 있다.

한화와 삼성의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는 양 팀 합쳐 60득점이 나왔다. 경기 당 평균 10점 이상 나온 난타전이 펼쳐졌다. 5전3승제로 펼쳐진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손에 꼽힐 만한 타격전이었다. 최근 플레이오프 기록으로 보면, 2017년 두산-NC전에서 78득점(4경기) 이후 가장 많은 점수가 나온 시리즈였다. 앞서 삼성과 NC의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도 29점이나 나왔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분위기가 다르지 않다. LG의 승리로 끝난 1·2차전에서도 각각 10점, 18점이 나왔다. LG 타자들에겐 약 3주간의 휴식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 2주를 쉬고 플레이오프에 나선 한화도 시즌내내 골치를 안겨줬던 타선이 ‘가을 야구’ 들어 폭발 중이다. 김경문 한화 감독이 “타선은 너무 잘해주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플레이오프에서 한화의 팀 타율은 0.303에 이른다.

포스트시즌에서 타자들에 불리한 여러 요소가 나왔음에도, 타격 페이스가 쉽게 꺾이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 17일 예정된 플레이오프 1차전이 우천으로 하루 순연되며 경기가 평일 밤 경기에서 주말 낮 경기로 변경돼 열리게 됐다. 당시 김경문 한화 감독은 긴 휴식기에 타자들의 경기 감각을 걱정하며 “(갑자기 바뀐)낮 경기는 오후 6시반 경기에 익숙한 선수들에게 조금 어색하다. 잠자는 사이클과도 달라 피로감도 느낀다”며 “상대적으로 낮 경기에는 투수들이 좋아서 많은 점수가 나기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선발인 코디 폰세, 헤르손 가라비토 모두 상대 타선에 집중타를 허용하는 바람에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쌀쌀해진 날씨도 이겨냈다. 지난 27일 한국시리즈 2차전은 갑자기 뚝 떨어진 수은주로 인해 이날 한낮 기온도 10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초겨울 기온에서 열렸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시리즈에 변수가 생겼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계속 추웠다면 괜찮지만 따듯하다 추워져서 힘들 것 같다”며 “타자들에게 힘든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점쳤다. 그러나 경기 분위기는 달랐따. 상대에게 ‘천적’인 류현진(한화), 임찬규(LG)가 선발투수로 나섰지만, 나란히 초반에 대량 실점하며 무너졌다. LG는 무려 13점을 뽑았다.

정규시즌에 압도적인 성적을 낸 외국인 투수들이 부진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투수 4관왕에 오른 폰세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삼성 타자들을 상대로 6이닝을 채우긴 했지만 7피안타(1볼넷) 8탈삼진 6실점(5자책)으로 시즌 때와는 거리가 먼 투구 내용을 보였다.

시즌 16승을 올린 한화 라이언 와이스와 평균자책 2.25를 기록한 SSG 드류 앤더슨도 좋지 않았다. 와이스는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이닝 동안 9피안타(2볼넷 4탈삼진) 5실점했다. 장염으로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앤더슨도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삼성 타선에 3이닝 3피안타(1볼넷 2탈삼진) 3실점(2자책)하며 혼쭐이 났다. 평균자책 2.87을 기록한 SSG의 2선발 미치 화이트도 앞서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이닝(6피안타 2피홈런 3볼넷 3실점) 만에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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