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나마 운하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는 구상이 중국 정부의 반발로 난관에 봉착했다. 홍콩계 CK허치슨(00001.HK)이 보유한 글로벌 항만을 블랙록(NYSE: BLK) 주도의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거래를 두고, 중국이 승인 조건으로 자국 국유 해운사에 대한 지배지분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제가 된 거래는 파나마 운하 양쪽에 위치한 발보아·크리스토발 항만 2곳을 포함해 전 세계 40여 개 항만을 매각하는 내용이다. 해당 항만들은 홍콩에 본사를 둔 CK허치슨이 보유·운영해왔다.
블랙록과 세계 최대 컨테이너 해운사인 지중해해운(MSC)은 지난 3월 총 228억 달러에 이들 항만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 거래는 트럼프 대통령이 허치슨과 해당 항만들의 중국 연계 가능성을 문제 삼으며 안보 우려를 제기한 이후 추진됐다.

그러나 거래는 중국 정부의 강한 반발에 직면했다. 당초 중국은 자국 최대 국유 해운사인 중국원양해운(COSCO·코스코, 601919.SH, 01919.HK, OTCMKTS: CICOY)을 동등한 파트너로 참여시키는 방안을 요구했지만, 최근에는 요구 수위를 높여 코스코가 과반 지분과 항만 운영에 대한 거부권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중국이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거래를 차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랙록과 MSC는 코스코에 동등 지분을 제공하는 방안에는 열려 있었지만, 지배지분과 운영권 통제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백악관 역시 중국의 지배적 관여를 허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는 "대통령은 파나마 운하에 대한 중국의 통제가 용납될 수 없으며, 이는 미·파나마 조약을 위반하고 미국의 국가·경제 안보를 위협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협상은 현재 사실상 타결이 불가능한 교착 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중국 고위 관계자는 파나마 항만의 통제 문제를 미·중 간 무역과 관세를 둘러싼 광범위한 협상에서 협상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고 WSJ는 전했다.
거래가 지연되는 동안 파나마 운하 인근 항만은 여전히 CK허치슨이 운영하고 있다. 매년 수백만 개의 미국행 컨테이너가 발보아·크리스토발 항만에서 환적되며, 파나마운하청에 따르면 미국 컨테이너 화물의 40% 이상이 아시아와 미주 간 이동 과정에서 이 수로를 이용한다.
허치슨의 공동 총괄대표인 프랭크 식스트는 지난 8월 투자자들에게 "이 정도 규모와 복잡성을 지닌 거래는 2026년 이전에 마무리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당국은 코스코가 거래에서 배제될 경우 허치슨의 항만 매각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블랙록과 MSC, 허치슨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상무부는 과거에도 글로벌 인수·합병에서 심사권을 행사하며 정치적 성격으로 해석될 수 있는 조건을 요구해온 전례가 있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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