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사회 기대수명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인 기대수명은 83.5세로,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해 약 6년 이상 늘어났다.
주목해야 할 점은 건강수명이다. 2021년 기준 대한민국 국민 건강수명은 65.8세로 나타났다.건강수명 이후 노년기엔 질병이나 기능 저하 등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평균 약 17년간 의료·생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단순 질병 발생이 아니다. 치매나 중증 질환으로 타인의 도움 없이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시기, 즉 돌봄이 필요한 시기가 도래하면 해당 시점부터 본인이 보유한 자산을 자유롭게 운용하기가 어렵다. 기억력·판단력 저하, 심지어 금융 사기를 당할 위험도 커진다.
해당 시기 비용은 그 어떤 지출보다도 장기적이며 반복적이다. 고정적인 비용 지출은 은퇴 후 자산을 보호하고 관리해야 하는 자산관리 측면에서 주요 리스크로 간주된다.
노후 지출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선 의사결정 능력이 떨어지는 시기에도 일정하게 지급되는 '구조화된 현금흐름'이 필요하다. 이같은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대표적 금융 수단으로 생명보험 기반 종신형 연금보험이다.
생명보험 연금상품은 일반 상품과 달리 피보험자가 생존기간 평생 연금을 지급한다. 수명이 길어질수록 그 혜택도 확대된다. 노후 언제 끝날지 모를 의료비와 돌봄 비용을 충당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
시장에서 금리가 변하거나, 자산가치가 하락해도 가입때 약정한 금액을 매월 지급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자산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없는 시기 안정성 있는 '고정 수입'이 삶의 질을 지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정 요건 충족 시 이자소득세가 면제되고 국민건강보험료 산정에도 포함되지 않는 비과세 수령도 가능하다. 연금 수령액은 소득으로 간주되지 않아 의료비 지출이 확대되는 노후에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노후 자산 설계에선 연금 수령 안정성과 지속성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 자신이 보유한 자산 중 연금화가 가능한 항목들을 점검해 다양한 보험사가 제공하는 연금 분석 툴을 활용하면 투자 수익률을 높이면서도 안정적인 연금 수령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
노후 돌봄 상황에 대한 제도 및 실생활 정보를 미리 준비하는 것도 필수다. 특히 치매와 같이 장기적인 돌봄이 필요한 상황에선 질병에 대한 이해와 함께, 적절한 요양 기관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엔 해당 영역에 대해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요양돌봄 컨설팅도 주목받고 있다.
컨설팅을 통해 고객 건강상태와 생활 여건에 적합한 요양시설 및 장기요양보험 등 공적 제도 활용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을 받을 수 있다.
앞으로 고령화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돌봄은 특정 계층 문제가 아닌 모든 은퇴자에게 보편적으로 찾아올 수 있는 리스크다. 자산관리는 자산 수익률을 넘어,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적 관점으로 진화해야 한다.
김성태 KB라이프 수석 Wealth Manager stkim211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