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나눠줘” 도태남도 떴다…자살 날짜 박는 2030 남자들

2025-06-08

‘뉴스 페어링’ 팟캐스트

2024년 1월, 거리에는 새해를 맞는 설렘이 가득했지만, 우진(가명)은 조용히 삶에 마침표를 찍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일정 시점까지 스스로 설정한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생을 끝내겠다는 일종의 ‘조건부 삶’을 선언한 것이다. 당시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안희제 작가는 “여러 차례 주변 지인을 잃어 본 사람은 안다. 당시 우진은 정말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우진은 1995년생으로 이제 막 서른을 넘긴 청년이다. 부모님이 소유한 서울 아파트에서 함께 살고, 눈에 띄는 결핍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는 오랜 기간 자신이 ‘1인분의 삶’을 해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울과 강박에 시달렸다. 그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오랜 기간 대화를 나눈 안희제 작가는 그가 결코 예외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느꼈다. 같은 2030 청년으로서 느끼는 조급함과 불안, ‘한 방’에 대한 집착. 이런 생각을 품게 된 배경도, 과정도 어딘가 닮아 있었다.

그는 오랫동안 우울과 강박에 시달리다 스스로에게 시한부 선고를 내리고 죽음을 계획한 1995년생 친구 우진과의 대화를 통해 한국 사회가 구조화하는 2030 남성의 속마음을 들여다본 책 『증명과 변명: 죽음을 계획한 어느 청년 남성이 남기는 질문들』(다다서재)을 썼다.

‘뉴스 페어링’과 만난 안희제 작가는 비현실적인 가부장의 신화가 지속되는 한 청년 남성의 고통은 계속될 것이고, 특히 이런 문제는 연애에 있어서 더 크게 드러날 것이라고 봤다.

안희제 작가가 말하는 2030 남성이 고통받는 건 무엇일까. 또 이들이 우울과 분노를 줄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이런 내용을 담았어요

📌 2030 남성 무너지는 이유? 여전한 ‘가부장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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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에서 문제 시작한다? 나눠야 할 대화는 무엇

🎤진행 : 김홍범 기자

🎤답변 : 안희제 작가

📌 2030 남성 무너지는 이유? 여전한 ‘가부장 신화’

왜 우진의 이야기를 알리게 됐나

우진은 막 서른 살이 되었을 때 자신이 죽음을 계획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 여러 차례 주변 지인을 그런 식으로 잃어 본 사람은 안다. 우진이 진지하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언젠가 책을 쓰고 싶어 하던 그가 직접 참여하는 책을 만들 계획을 세웠다. 자신의 이야기가 공감할 만하고 읽을 만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심경에 약간의 변화라도 생기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책도 우진과 대화한 뒤 나의 생각을 먼저 적고, 이후 그가 직접 설명 혹은 해명을 더하는 형식이다. 처음부터 청년 남성의 문제를 다루고 싶었다기보단 우진을 이해하고 설득한다는 지극히 사적인 동기가 작용했다.

‘청년’의 문제가 아닌 ‘청년 남성’의 문제를 다루게 된 이유는

무엇이 우진의 인생에서 중요하게 작용했는지 알아가는 과정에서 남성으로서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우진은 이른바 ‘모태솔로’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아주 강했는데, 단순히 연애하고 싶다는 감정이 아니었다. 그에게 연애하지 못한다는 건 결혼을 할 수 없다는 뜻이고, 그건 자신이 가장 이상적인 삶으로 생각하는 가부장으로서 살 수 없다는 뜻이다. 남자가 되는 것이 그가 인간다운 삶을 사는 길이자 앞으로의 타임라인을 이어갈 수 있는 길인데 그러지를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남자로서의 정체성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을 보며 청년 남성으로서의 문제에 더 집중하게 됐다. 또 ‘코인과 주식 투자’ ‘보수화’ 등 청년 남성에게 더 자주 나타나는 현상들도 우진에게 중요하게 작용했다.

우진이 자살을 생각하게 된 구체적인 계기가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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