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잠에서 깬 아이가 보챈다. 아이 이마는 불덩이, 체온은 39.8도다. 기침도 심하다. 베이징의 초보 엄마 왕(王) 여사는 혹시 감기보다 더 큰 병에 걸리진 않았는지 걱정이 앞선다. 병원 시작 전인 새벽 6시. 그가 얼른 찾은 건 스마트폰 ‘AI 닥터’였다. ‘줘서우(左手)’라는 AI 닥터 시스템이다. 줘서우와의 대화는 이랬다.
“지금 아이가 고열에 기침도 심해요.”
“지금은 기침이 더 심해요.”
단순 감기일 수 있지만, 증세가 잦은 걸 보니 폐렴이 의심됩니다. 지난 5년간 쭉 관찰해본 결과, 아이는 폐렴에 걸릴 확률이 높으니 빨리 병원에 가세요.
“베이징 어느 병원, 어느 의사가 잘 보시나요?”
○○소아과, 의사 천밍을 찾으세요.
“응급 처치는 어떻게 할까요?”
지난번 먹다 남은 기침 감기약 있죠? 일단 그걸 먹이세요. 물 많이 먹이고, 오늘은 유치원에 보내지 말고 오전에 병원 가세요.

줘서우 AI 닥터는 이미 왕 여사 자녀의 주치의다. 아이가 태어나서 무슨 병을 앓았는지 속속들이 알고 있어서다. 줘서우 AI 닥터는 종합병원 스타일이다. 심장내과, 비뇨기과, 정형외과 등 거의 다 본다. 줘서우 닥터는 35개 진료과에서 6000개 이상의 질환(2022년 기준)을 진단했다. 그중에서 특별히 소아과를 분리해 ‘아동과(兒科板)’를 만들었다. 왕 여사가 이용했던 바로 그 진료 시스템이다. 중국 의료 AI는 정말 명의 노릇을 할 실력이 되는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