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장교가 이탈리아에서 약탈해 간 고대 로마 시대 모자이크 작품이 약 80년 만에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왔다.
15일(현지시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이번 반환은 유물을 소유했던 독일인 가족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이뤄졌다. 이 가족은 이탈리아 문화유산 보호 전담 경찰인 로마 카라비니에리 문화유산 보호 부대(TPC)에 직접 연락해 반환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해당 작품은 한 쌍의 연인을 묘사한 모자이크다. 2차 대전 당시 이탈리아에 주둔했던 나치 독일군 대위가 훔쳐 한 독일인에게 선물하면서 독일로 건너갔다.
TPC는 유물의 진위와 정확한 출처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이 모자이크 작품이 베수비오 화산 인근 폼페이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해당 작품은 모든 확인 절차가 완료된 뒤 독일 슈투트가르트 주재 이탈리아 영사관을 통해 2023년 9월 16일 이탈리아로 성공적으로 반환됐다.
이후 보존·복원 작업을 거친 뒤 이날 폼페이 고고학공원에서 프란체스코 가르가로 TPC 사령관이 직접 가브리엘 추흐트리겔 소장에게 모자이크 작품을 인계하는 반환식이 열렸다.
추흐트리겔 소장은 "오늘의 반환은 벌어진 상처를 치유하는 것과 같다"며 이 모자이크가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사라지기 전 폼페이 역사를 재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물을 자발적으로 돌려주는 이들로부터 "도난당한 유물에 대한 소유욕이 무거운 짐이 된다는 인식의 변화를 자주 느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의 저주'가 두려워 돌려주는 사람도 꽤 많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의 저주란 폼페이 유적지에서 작은 돌멩이라도 훔치면 불행이 닥친다는 일종의 미신이다. 비과학적이지만 그 덕분에 실제로 많은 유물이 돌아오고 있다. 폼페이 유적지에는 방문객들이 돌려보낸 유물과 함께 그들의 '사죄의 편지'를 전시하는 특별한 공간까지 마련돼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