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가 수비 실책으로 자멸하며 한화 코디 폰세에게 시즌 9승을 선물했다.
한화는 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10-1로 이겼다. 직전 NC전에서 5-16으로 크게 진 한화는 이날 타선을 폭발시키며 득점 동력을 회복했다.
이날 한화는 안타가 8개에 불과했으나 도루 4개와 볼넷 8개로 다득점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KT는 실책 5개를 범해 한화에 득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한화 선발 투수 폰세는 6이닝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으로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시즌 9승을 기록했다. 폰세는 롯데 박세웅, LG 임찬규를 제치고 다승 단독 1위에 올랐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경기 후 “폰세가 6이닝 동안 선발 투수로 완벽한 역할을 해주고 내려왔다”라며 “타자들도 찬스마다 집중력을 발휘하며 득점을 올려 나갔고 경기 리드를 지켜 가며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한화는 경기 초반 KT의 수비 허점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었다. KT는 1회부터 실책을 3개나 범했다. 2루수 박민석의 땅볼 악송구가 실점의 시발점이 됐다. 허경민마저 3루 쪽에 떨어진 문현빈의 땅볼 타구를 제대로 포구하지 못했다. 채은성의 평범한 뜬공이 우익수 실책으로 외야에 떨어진 사이 문현빈이 홈으로 돌진해 선취점을 올렸다.
한화는 빠른 득점을 위한 작전을 개시했다. 3회 선두 타자로 나선 플로리얼은 안타를 친 직후 2루를 훔쳤다. 하주석의 희생번트가 플로리얼을 순식간에 3루로 보냈다. 플로리얼은 노시환의 진루타에 힘입어 홈으로 들어왔다.
3회까지 볼넷 없이 잘 버틴 윌리엄 쿠에바스마저 4회 들어 크게 흔들렸다. 선두 타자 이진영에게 볼넷을 허용한 이후 후속 타자들을 줄줄이 출루시키며 만루 위기를 맞았다. 무사 만루의 타석에 선 이도윤이 내야 땅볼로 타점 1점을 추가했다.

KT는 4회에도 수비 실책으로 뼈아픈 실점을 했다. 1루수 이정훈이 하주석의 땅볼 타구를 놓쳤다. KT 내야가 혼란에 빠진 사이 3루의 최인호가 홈에 들어왔다. 흐름을 탄 한화는 직후 문현빈의 적시타로 1점을 더 추가했다.
이닝을 거듭하며 뜨거워지던 한화의 타선은 5회 들어 폭발했다. 무사 1루에 타석에 선 이진영이 쿠에바스의 바깥쪽 직구를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30m의 대형 홈런이었다. 하주석은 적시 2루타로 누상의 주자를 쓸어 담으며 2점을 추가했다.
KT의 내야는 계속 흔들렸다. 7회 황영묵이 안타로 출루한 상황에서 유격수 권동진의 땅볼 송구가 1루수 뒤로 빠졌다. 황영묵을 3루로 보낸 KT는 아슬아슬하게 잔루로 이닝을 끝냈다. 8회에는 김재원이 볼넷과 폭투로 한화에 1점을 더 내줬다.
한화는 9회 만루 위기를 1실점으로 넘겼다. 원종혁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자 만원 관중의 대전 경기장에서 승리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