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미어리그(EPL)가 불법 스트리밍 확산으로 기존 방송권 모델이 구조적 도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디애슬레틱은 지난 14일 “불법 스트리밍이 영국 내 축구 방송 시장에 실존적 위협이 되고 있다”며 향후 프리미어리그의 직접 소비자 판매형(Direct-to-Consumer) 플랫폼, 이른바 ‘프렘플릭스(Premflix)’ 도입 가능성을 집중 분석했다.
최근 공개된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영국 성인 인구의 약 9%, 약 470만 명이 불법 스트리밍으로 스포츠 경기를 시청했다. 동일 규모 시청자가 ‘불법 스트리밍 이용’을 답변하지 않거나 모호한 태도를 보인 점까지 감안하면 실제 규모는 훨씬 크리라 예상된다. 방송·기술 분석기관 엔더스 애널리시스는 현 상황을 “최근 몇 년간 급격히 나빠진 매우 심각한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엔더스 애널리시스에서 근무하는 가레스 서틀리프는 “소비자들이 더 나은 서비스·편리성·가격을 요구하지만 기존 방송사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혁신 없이는 소비자는 합법·불법을 가리지 않고 더 나은 방향으로 이동한다”고 지적했다.
프리미어리그 내부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경우, 리그가 직접 OTT 플랫폼을 운영하는 ‘프렘플릭스’ 모델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실제로 아스널 홈구장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인근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팬들은 월 15~60파운드까지 구독 의향을 밝히는 등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프리미어리그는 현재 스카이·TNT 스포츠 등 영국 내 방송사로부터 매 시즌 16억 파운드 중계권료를 수취하고 있다. 이를 대체하려면구독자 500만 명 × 월 26파운드, 또는 1000만 명 × 월 13파운드 정도가 필요하다. 잉글랜드풋볼리그(EFL) 회장 리크 패리는 “클럽들은 리스크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며 “막대한 중계권료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EPL이 선뜻 기존 TV 모델을 버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PL 구단의 2023-24시즌 총부채는 47억 파운드, 국내 중계권 수입은 구단 전체 매출의 평균 44%, 일부 구단은 70% 이상을 차지한다.
음악 산업이 겪은 디지털 불법 복제 사태와의 유사성도 언급된다.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전 CEO 로저 미첼은 “핵심 문제는 ‘젊은 세대가 이 상품에 계속 돈을 지불할 것인가’다”고 지적하며, 중계권 가치 하락 시 선수 연봉이 가장 먼저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테크 기업이 기존 방송사를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도 비현실적이라는 평가다. 애플·아마존·넷플릭스 등은 “최대형 콘텐츠”만을 선호해 주중·하위권 경기까지 포함하는 EPL 전체권 인수에는 소극적일 가능성이 높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스포츠 미디어 투자 확대도 잠재적 변수로 거론된다. 사우디 국부펀드가 투자한 DAZN이 국제축구연맹(FIFA)과 협력해 올해 클럽월드컵을 무료 중계한 사례처럼, 특정 국가나 대형 스폰서가 비용을 부담해 경기를 무료로 제공하는 모델이 미래 재원 구조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프리미어리그는 “방송권 수익은 영국 축구 생태계를 지탱하는 핵심 기반”이라며 “불법 스트리밍 차단을 위한 광범위한 대응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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