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1만원 이하 주문 중개수수료 면제”···이재명 공약에 플랫폼들 초긴장

2025-06-19

배달의민족(배민)이 1만원 이하 주문에 한해 중개이용료를 전액 면제하고 배달비를 차등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점주 단체들은 배달비 대폭 지원 등을 요구할 예정이어서 향후 논의에 진통이 예상된다. 쿠팡이츠와 요기요 등 다른 배달 플랫폼업체들은 업계 1위인 배민의 추가 상생안이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더불어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 중재로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등 입점업주단체와 진행 중인 ‘사회적 대화’에서 이 같은 추가 상생방안을 중간 합의했다고 19일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를 통해 3년간 최대 3000억원 규모를 업주들에게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합의안의 핵심은 주문금액이 낮아질수록 업주 대상 지원금을 늘려 업주 부담이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한 것이다. 최근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주문금액 대비 업주 부담액 비율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예컨대 1만원 주문 시 중개이용료(7.8%)와 라이더 배달비(3400원)를 포함한 업주 부담률이 최대 40%를 넘는다.

우아한형제들은 이에 따라 1만원 이하 주문에는 중개이용료 전액 면제 및 배달비 차등 지원을 시행하기로 했다. 또 1만원 초과~1만5000원 이하 주문에는 중개이용료를 차등 지원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실제 1만50000원 이하 소액주문 비중은 전체 주문의 3분의 1가량”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행 시기와 구체적인 지원 방식은 추후 을지로위원회 논의 등을 통해 정해진다. 을지로위원회는 다음달 말까지 사회적 대화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합의안은 을지로위원회가 지난달 우아한형제들과 논의를 시작한 지 3주 만에 나왔다. 배달업계에서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와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 필요성 등이 제기되면서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에 이은 추가 상생안을 발빠르게 내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황스럽다. 소액 주문 건의 수수료 폐지에 대한 소문도 듣지 못했다”며 “배민은 시장 점유율이 높은 데다 최근 포장 주문 수수료 전면 유료화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지난해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에서 타결한 상생요금제에 따라 매출 상위 35% 이내는 7.8%, 상위 35% 초과∼80% 이하는 6.8%, 80% 초과∼100%는 2.0% 중개수수료를 받고 있다. 배달비는 매출에 따라 1900∼3400원을 받는다. 하지만 점주 단체 측은 상생요금제로는 자영업자 부담을 줄일 수 없다고 줄곧 비판해왔다.

이번 중간 합의안과 관련해서도 점주 단체들은 “최종 합의가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준형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공동의장은 “중간 합의안에 서명한 것은 더 큰 폭의 배달비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라며 “자영업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사실상 강제되고 있는 배달비”라고 말했다.

점주 단체들은 오는 23일 사회적 대화에서 전체 구간의 수수료 체계 변경은 물론 배달료 인하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점주들이 부담하는 3400원 배달비 중 배민이 2000원 안팎을 지원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점주 단체와 우아한형제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김 공동의장은 “그 정도 수준이면 좋겠다”고 말했으나,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현재로선 소설에 가까운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다른 업체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고객과 기업, 라이더, 입점 점주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고 자칫 산업 위축 등의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는 문제”라며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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