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LoL)의 프로게이머 이상혁(페이커) 선수가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자녀를 둔 부모의 입장에 대해 “나라도 선뜻 허락하지 않을 것 같다”고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페이커는 김민석 18일 국무총리와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된 ‘제7차 토론나라’에서 “프로게이머가 되는 길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고, 성공 가능성도 높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본인 역시 프로게이머가 되기 전 학업 포기와 소득 문제를 두고 고민이 많았다”며 “부모가 걱정하는 것은 충분히 타당하다”고 공감했다.
다만 “만약 내가 부모라면 아이가 왜 그 길을 가고 싶어 하는지부터 진지하게 들어볼 것 같다”면서도 “꿈만으로 결정하기보다는 현실적인 조건과 대안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대담에서 페이커는 게임 산업 전반에 대한 인식도 함께 밝혔다. 그는 “초창기와 비교하면 게임과 e스포츠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제도는 많이 좋아졌다”며 “게임 산업이 한국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e스포츠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게임 산업 자체로 보면 한국 게임이 아직 1등은 아니다”라며 “단기 수익에 집중한 양산형 게임이 늘고 있는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페이커는 게임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영화처럼 사람들에게 영감과 통찰을 주는 콘텐츠로 발전하길 바란다는 의견도 밝혔다. 그는 “스토리가 있고 완성도 높은 게임은 제작 리스크가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화 같은 다른 콘텐츠처럼 많은 사람에게 영감과 동기 같은 긍정적 영향을 주는 형태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최근 접한 ‘인터랙티브 무비형 게임’ 경험을 언급하며, 게임이 서사와 메시지를 통해 통찰을 줄 수 있는 콘텐츠로 확장될 가능성도 강조했다.
평소 독서를 즐긴다는 페이커는 이날 대담에서 자신이 인상 깊게 읽은 책으로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를 소개하기도 했다.
김 총리는 페이커에게 “열정이 처음과 같이 계속 유지되고, 가족과 팬들의 지지도 지속되기를 바란다”며 “국가와 사회에 좋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K푸드, K드라마에 이어 K게임 역시 한국 문화 경쟁력의 중요한 축”이라며 페이커의 경험과 제언이 K-게임 산업의 미래에 의미 있는 시사점을 준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담 영상은 온라인을 통해 공개됐으며, KTV에서도 방송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