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새 외국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를 향한 김태형 롯데 감독의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를 앞두고 전날 선발 등판했던 벨라스케즈에 대해 “좀 더 안정감이 있다”라고 평했다.
기존 외인 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대신해 롯데 유니폼을 입은 벨라스케즈는 지난 19일 잠실 LG전에서 5이닝 7안타 2볼넷 3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데뷔전이었던 지난 13일 한화전에서 3이닝 5실점을 기록했던 것보다는 나아진 투구였지만 팀을 연패에서 구하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은 “상황에 대한 안정감은 있는데 지금 (팀이) 워낙 안 좋으니까, 본인이 더 완벽하게 하려는 부담감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조적인 농담도 곁들였다. 김 감독은 “벨라스케즈가 타격 1위라고 했는데 왜 이러냐고 할 수도 있겠다. 완봉하라고 전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는 20일까지 패하면서 10연패에 빠졌다. 2003년 7월 이후 22년만에 다시 소환한 기록이다. 심각한 타격 부진으로 좀처럼 연패를 끊지 못하고 있다. 8월 팀 타율은 0.206으로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타선이 좀처럼 안 터지다보니 마운드도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20일 경기에서 롯데는 3회 빅터 레이예스가 3점홈런을 치며 3-2로 모처럼 리드를 잡았다. 롯데로서는 추가점을 내기보다는 이 리드를 경기 끝까지 이끌어가는게 중요했다.
그래서 빠른 선발 투수의 교체가 이루어졌다. 선발 투수 나균안이 6회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두개를 잡으며 리드를 이어가려했다. 나균안의 투구수는 84개로 충분히 6회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균안이 오지환과 7구째 접전 끝에 볼넷으로 타자를 내보내자 벤치에서는 교체 사인이 바로 나왔다. 그리고 정철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빠른 교체는 오히려 동점, 역전을 허용했다. 정철원이 구본혁에게 적시타를 맞아 3-3 동점이 만들어졌고 롯데 불펜은 7회 1점, 8회 1점을 더 내줬다. 그 사이 롯데 타선에서는 추가점을 내지 못하며 끌려갔고 결국 승리를 내줬다. 좀처럼 타선이 터지지 않다보니 운용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김태형 감독의 농담과, 나균안이 조기 교체된 장면에서 팀의 고민이 여실히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