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을 오늘의 언어로 말할 수 있을 때, 그것이 비로소 살아있는 전통입니다.”
우리음악집단 ‘소옥’이 올해 ‘소리 프론티어’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단순한 경연을 넘어, 전통의 본질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며 자신들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온 결과다. 창단 8년을 맞은 이들은 “소옥의 색깔이 인정받은 것 같아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전했다.
‘소리 프론티어’는 참가 단체의 개성과 정체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무대다. 약 30분 동안 자신들의 음악 세계를 온전히 드러내야 하는 자리에서, 소옥은 음악의 결과 방향성을 또렷하게 보여줬다. 팀은 이번 대회를 통해 “악기 편성보다 음악 자체의 색이 소옥의 강점임을 깨달았다”며 “평범한 외형 속에 그렇지 않은 음악이 우리의 힘”이라고 말했다.
2017년 창단된 우리음악집단 소옥은 △아쟁 연주자 김소연(30) △대금 연주자 김윤우(32) △가야금 연주자 전예원(32) △피리 연주자 정연준(29) △작곡가 및 건반 연주자 강한뫼(34) △타악기 연주자 김동민(32)으로 구성돼 있다. 각자의 악기가 가진 고유한 음색을 지켜내면서도, 서로의 해석과 감각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팀워크가 강점이다.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들의 음악은 섬세한 균형감 속에서 완성된다.
소옥이 말하는 ‘전통의 본질’은 단순한 형식의 답습이 아니다. 아쟁과 대금, 가야금을 연주하는 몸에 배어 있는 감각, 즉 자연스러운 시김새와 해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여기에 작곡가의 구조적 사고와 화성적 감각이 더해지며, 전통 위에 새로운 층위의 음악이 만들어진다. 소옥은 이를 “전통의 감각 위에 현대적 구조를 쌓는 창작”이라 설명한다.
이들의 음악에는 늘 서사가 있다. 특정 이미지나 이야기를 중심에 두고, 청자에게 즉각적인 공감과 한국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이다. 이들은 “전 세계 산의 모양이 같지 않듯, 우리는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자연과 이야기를 음악으로 담고 싶다”고 말한다.
소옥의 사운드는 전통악기와 서양악기의 절묘한 조화로 완성된다. 팀 내 작곡가 강한뫼는 서양음악과 전통음악을 두루 아우르는 역량을 지녔다. 그러나 그는 “작곡은 가이드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음악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연주자들의 재해석이 필연적이며, 그들의 손끝에서 ‘한국적인 향기’가 완성된다는 것이다.
단체는 음악을 만들 때 각자의 악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명확히 인식하고, 이에 맞춰 ‘톤 앤 매너’를 유동적으로 적용한다. 이를 통해 이질적인 악기들이 하나의 호흡으로 묶이고, 감각적으로 완성된 음악이 된다.
결국 소옥이 보여주는 음악은 ‘전통과 현대, 구조와 감각’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탄생한다. 이들은 ‘소리 프론티어’를 통해 단지 수상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 “우리의 정체성을 스스로 설명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배움이었다”는 그들의 말처럼, 소옥은 오늘의 감각으로 전통의 숨결을 새롭게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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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아 hahaha66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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