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웨이파크 오른쪽 ‘페스키폴’이 도운 홈런···스토리의 행운, 보스턴 동부지구 선두 맹추격

2025-09-02

보스턴 레드삭스 트레버 스토리가 진귀한 홈런 ‘스토리’의 주인공이 됐다.

스토리는 2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 경기에서 팀이 5-3으로 앞선 6회말 좀처럼 보기 힘든 홈런을 때렸다.

우타자 스토리는 우완 야콥 유니스와 볼카운트 2B-0S 승부에서 3구째 바깥쪽 슬라이더에 힘껏 스윙을 했다. 높이 떠오른 타구를 우익수 존켄시 노엘이 따라간 뒤 오른쪽 폴대 바로 안쪽 파울 지역 부근에서 관중석으로 몸을 뻗어 점프캐치했다. 그런데 이때 노엘의 글러브에 들어갔던 공이 살짝 빠지며 폴대를 맞고는 다시 글러브에 들어갔다가 결국 관중석으로 떨어졌다.

심판진의 첫 판정은 파울이었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의 요청에 따라 실시한 홈런 비디오 판독에서 판정이 뒤바뀌었다. 2루까지 출루했던 스토리의 시즌 23번째 홈런이 인정됐다. 코라 감독은 경기 뒤 “팀의 리플레이 코디네이터 마이크 브렌리가 그 장면을 잘 확인했고, 벤치 코치 라몬 바스케스가 ‘이번에는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비거리 306피트(약 93m)를 기록한 이 홈런은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짧은 홈런으로 기록됐다.

보스턴 펜웨이파크의 오른쪽 폴대는 ‘페스키폴(Pesky’s Pole)’로 불린다. 보스턴 선수로 뛰고, 홍보대사로 오랜 시간 활약해오다 2012년 93세의 나이로 작고한 고 조니 페스키의 이름을 땄다. 폴대에 이름은 붙긴 했지만 페스키는 사실 홈런타자가 아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1270경기(보스턴 1029경기)에 출전하는 동안 홈런은 단 17개에 불과했던 좌타자다. 펜웨이파크에서 539경기를 뛰며 홈런은 6개를 쳤다. 펜스를 넘기기에는 파워가 부족했던 페스키가 펜웨이파크에서 때린 홈런 6개 중에 오른쪽 파울폴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펜웨이파크의 오른쪽 직선 코스는 380피트(약 113m)인데, 폴대는 약간 안쪽으로 들어간 사각지역에 자리하고 있어 타자들이 타구를 맞추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스키폴을 때리는 홂런 타구는 한 시즌에 몇 개도 나오지 않는 진귀한 장면인데, 보스턴의 우승 스토리와 맞물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가장 유명한 장면이 2004년 월드시리즈 1차전이었다. 당시 보스턴의 마크 벨혼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8회말 페스키폴을 위쪽으로 때리는 9-9 동점을 깨는 홈런을 날렸고, 보스턴은 이날 승리를 바탕으로 86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보스턴은 2006년 9월27일 ‘페스키폴’ 이름을 공식화했고, 2년 뒤 페스키의 등번호 6번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보스턴은 이번 ‘페스키폴’ 홈런으로 6-4로 승리,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향한 긍정적인 기운을 채워갔다. 77승 62패를 기록한 보스턴은 지구 선두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2.5경기 차로 추격했다. 보스턴이 5월11일 이후 1위 자리에 가장 근접한 기록이다. 스토리는 “우리가 하고자하는 경기가 바로 이런 종류의 경기”라며 “디비전 우승을 향해 나아가는 경기다. 그 도전을 받아들이고 있고, 팀에 자신감이 넘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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