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화 여객선에서 낙오된 80세 호주 여성이 이튿날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30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에 따르면 25일 크루즈 여행 중 실종된 수잔 리스(80)는 다음날 첫 번째 정박지였던 리저드 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뉴사우스웨일스주 출신의 리스는 은퇴한 후 그간 즐기지 못했던 나홀로 여행에 나섰다.
그가 선택한 여행 상품은 크루즈를 타고 60일 간 호주 바다를 항해하는 일정이었다. 120명의 승객과 46명의 승무원이 탑승 가능하며, 1인실 가격은 최대 8만 달러(약 1억 1400만원)에 달하는 초호화 여행으로 알려졌다.
사고는 첫 번째 정박지였던 퀸즐랜드의 열대 섬 리저드에서 발생했다.
리스는 산책 동호회에 가입했을 정도로 걷는 것을 좋아하는 활동적인 성격이었다. 하지만 고령인데다 이날따라 몸이 좋지 않았던 탓에 그는 여행사 관계자에게 단체 하이킹에서 중도 하산하겠다고 말했다. 함께하던 일행들은 등정을 계속했고, 리스는 홀로 하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리스가 배에 오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른 채 크루즈는 섬을 떠났다. 이 사실은 약 5시간 뒤인 오후 6시께 저녁 식사 시간에야 확인됐다.
배가 급히 회항했지만 리스는 어디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튿날 아침 헬리콥터가 동원돼 공중 수색을 벌인 끝에 숨진 리스를 발견할 수 있었다. 홀로 험준한 지역을 내려오던 중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추측된다.
리스의 딸인 캐서린은 “어머니 없이 섬을 떠났다는 보도에 충격을 받았다. 정말 부주의하고 상식이 부족한 사건”이라면서 “어느 시점에 어머니는 홀로 죽어갔다”고 분노했다.
유족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날씨가 매우 더웠고, 언덕을 오르는 동안 건강 이상을 느낀 수잔 리스에게 (여행 관계자는) 동행인 없이 내려가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후 승객 수를 점검하지 않고 출발해 리스는 홀로 섬에 낙오됐다.
호주 해상 안전 기관(AMSA)은 부검을 통해 리스의 사망 원인을 확인하는 한편, 그가 탑승 당시 확인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