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헬스케어 DX전환부터 AI 활용까지…아시아 시장, 5대 동력으로 세계 주도

2025-06-30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평가받던 아시아가 세계 의료 지형을 재편할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민간 주도 서비스 혁신, 인공지능(AI) 활용 등을 발판 삼아 세계 헬스케어 시장 질서를 주도하고 있다. 국내 기업도 아시아 각국의 '새로운 기준'을 현지화된 솔루션으로 구현할 전략이 요구된다.

30일 아이큐비아(IQVIA) '2025 아시아 헬스케어 트렌드 보고서'는 “아시아는 단순한 기술 수용국을 넘어, 헬스케어 모델 설계자이자 수출국으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디지털·정책·산업 전반에서 구조적 재설계를 통해 세계 헬스케어 질서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헬스케어를 재편하는 5대 변화 동력은 △디지털 헬스 사회 부상 △양에서 가치기반 의료로 전환 △민간 의료 서비스 가속화 △보건 주권 중요성 증대 △아시아에서 자리 잡는 AI가 꼽혔다.

과거에는 스마트폰과 헬스케어 모바일 앱에 머물렀던 디지털 전환이 이제는 국가 단위의 통합 디지털 헬스 인프라 구축으로 확대됐다. 인도는 2021년 '아유쉬만 바라트 디지털 미션(ABDM)'을 시작으로 7억3000만명의 건강 ID를 발급했다. 인도네시아의 '사투세햇(satusehat)'은 병원, 약국, 진단실을 모두 하나의 국가 플랫폼에 연결했다. 싱가포르는 공공병원과 클리닉, 디지털 진료까지 통합한 '시냅스'를 통해 실시간 헬스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아시아 국가 대부분이 국가 단위 전자의무기록(EMR)·개인건강기록(PHR) 플랫폼을 도입하는 만큼, 한국 기업이 강점을 가진 IT·모바일 기반 기술(EMR, 원격진료 등)에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유럽에서 주로 사용되던 '가치 기반 치료'가 아시아에도 본격 도입되고 있다. 싱가포르는 'Healthier SG' 프로그램을 통해 주치의 등록과 예방 중심 모델을 도입했고, 말레이시아와 인도 역시 저소득층 대상 공공보험에 성과 기반 보상 체계를 접목하고 있다. 기존에는 치료 건수나 절차 수에 따라 보상이 이뤄졌다면, 이제는 환자 치료의 질이 우선되는 가치 기반 치료 체계로 구조 개편이 시작된 것이다. 즉, '많이 진료하는 병원'이 아니라 '환자를 잘 관리하는 병원'이 돈을 버는 구조로 헬스케어 생태계를 바꿨다.

부족한 공공의료 한계는 의료 생태계 체인화·플랫폼화를 통해 민간이 메우고 있다.

AI는 실험실에서 벗어나, 실제 의료 시스템으로 진입 중이다. 전 세계 헬스케어 특허는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데, 의료 AI 관련 특허의 80% 이상이 한·중·일에서 출원되고 있다. 의료 AI는 미국보다 아시아에서 제도화 속도가 빠르고 수용성이 높아 한국 기업들이 상용화 전략을 세워 공략할 필요가 있다.

아이큐비아는 “거대한 구조 전환을 먼저 읽어낸 정부와 기업이 다가올 10년간 세계 헬스케어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흐름을 읽어 변화의 시대를 성공적으로 헤쳐 나가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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