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들이 최근 2년간 지출한 치료비가 과거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양육 비용이 빨게 늘고 있지만 보험료 부담 등으로 반려동물 보험에 가입한 비중은 아직 10%대에 머물렀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9일 공개한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는 591만 가구로 2023년 말(585만 가구)보다 1.1%(6만 가구) 늘었다. 반려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년 사이 26.6%에서 26.7%로 0.1%포인트 증가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는 1546만명으로 총 인구의 29.9%였다.
반려가구가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양육비는 월 평균 19만4000원으로, 2023년 조사 당시(15만4000원)와 비교해 4만원(26%)이나 늘었다. 양육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사료비(35.1%)였다. 이어 간식비·건강보조식품비(22.5%), 배변패드·모래 등 일용품(10.6%), 미용비(8.7%) 등이 뒤를 이었다.
반려가구 중 70.2%는 최근 2년 내 반려동물 치료비를 지출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가구가 최근 2년간 쓴 치료비는 평균 146만3000원으로 2023년(78만7000원)의 2배가량이었다. 치료비로만 평균 100만원 이상의 고액을 지출한 경험이 있는 가구는 전체 반려가구 중 26.2%로, 이전 조사(18.8%)보다 7.4%포인트 늘어났다.
반려동물 관련 지출이 늘고 있지만 반려가구 중 26.6%만이 반려동물을 위한 전용자금을 마련했다. 91.7%는 반려동물 보험을 알고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 가입률은 12.8%에 그쳤다. 보험료 부담(50.6%), 낮은 필요성(37.4%), 보험의 작은 보장 범위(35.8%) 등이 가입률이 낮은 원인으로 조사됐다. 반려가구 중 46.1%는 반려동물 보험시장 활성화를 위해 ‘진료비 표준수가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펫티겟’(반려동물을 기를 때 필요한 공공예절)을 준수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반려가구와 비반려가구 간 인식 차가 컸다. 반려가구의 71.4%가 ‘펫티켓을 잘 지킨다’고 응답했지만 비반려가구는 19.0%만이 이에 동의했다.
반려가구의 80.1%는 하루 중 잠시라도 동물을 집에 혼자 두고 외출한다고 답했다. 반려동물이 홀로 남겨진 시간은 하루 평균 5시간 54분으로 추산됐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2월12일~3월13일까지 일반 가구 2000명과 반려가구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작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