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보유 10명 중 4명 “노후 대비”…2050 절반 코인 경험

2025-06-29

직장인 조모(45)씨는 매달 월급을 받는 날마다 100만원씩 떼어서 비트코인을 사고 있다. “노후 준비를 해야 하는 데 퇴직연금 수익률은 너무 낮고, 노후 자금으로 주식을 하자니 돈을 날릴까 걱정이고 해서 코인을 저축하듯 사기 시작했다”며 “당장 팔아서 수익을 낼 건 아니다 보니 시세가 널뛰어도 크게 신경은 안 쓴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투자자 10명 중 4명은 조씨처럼 노후 대비가 목적이었다. 29일 하나금융연구소가 내놓은 ‘2050세대 가상자산 투자 트렌드’ 보고서 내용이다. 연구소가 올해 4월 20~5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중복 응답)를 했더니 가장 많은 79%가 가상자산 투자 목적으로 ‘돈 굴리기’를 꼽았다. 그 다음 노후 준비(40%)란 답이 뒤를 이었다. 유행ㆍ재미(24%), 생활비 충당(22%)이란 대답은 각각 20%대에 그쳤다.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코인의 특성상 아직까진 장기보다 단기간 내 변동성을 활용한 차익 기대 목적이 많으나, 과거 대비 단기 투자나 유행에 편승하는 가벼운 투자 목적은 감소했다”며 “노후 준비를 위해 코인을 보유하는 비중도 40%로 상당하며, 노후가 가까운 50대 투자자는 타 연령 대비 장기 투자, 노후 대비 목적 비중이 높다“고 평가했다. 실제 연령대별로는 20대(38%)나 30대(31%), 40대(39%)보단 은퇴 시점이 가까워진 50대(53%)에서 노후 준비 목적이라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가상자산 투자를 경험한 2050세대 비중은 적지 않았다. 설문 대상자 중 과거든 현재든 가상자산에 투자해본 적이 있는 사람은 51%로, 절반이 넘었다. 지금도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응답도 27%였다. 이들이 평균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가상자산 금액은 약 1300만원으로, 총 금융자산 가운데 14% 정도를 차지했다.

가상자산 투자자의 평균적인 모습은 ‘금융자산이 1억원가량인 40대 사무직 남성’이었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31%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 28%, 50대 25%, 20대 17%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67%) 비중이 여성(33%)의 2배였다. 직업으로 나눠봤을 땐 사무직(화이트칼라)이 52%로 절반 이상이었다. 나머지 생산직(블루칼라) 12%, 전문ㆍ자유직 10%, 자영업 8% 등이었다. 가상자산 투자자의 평균 금융자산은 9679만원으로, 가상자산에 투자하지 않은 사람(7567만원)의 약 1.3배였다.

연구소는 “가상자산 투자자의 60% 이상은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았던 2020년을 기점으로 대거 유입됐다”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기 부양을 위해 유동성이 늘었고, 인플레이션 헷지(물가 상승 위험 회피) 수단으로 디지털 금인 비트코인에 투자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상자산 투자자 중 75%는 초기 투자자금이 300만원 밑이었다. 투자금 1000만원 이상으로 시작했다는 사람은 11%에 그쳤다. 하지만 현재 누적 투자액이 1000만원 이상이라고 답한 이는 42%로, 4배에 육박한다. “투자자 대부분이 투자 시작 후 투자자금을 증액해온 것”이라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보고서를 쓴 윤선영 연구위원은 “가상자산은 투기에서 투자로, 포트폴리오 내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며 더욱 대중화할 전망”이라며 “가상자산의 법적 제도화와 기존 금융권 역할의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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