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스테이블코인 규제, 카드수수료 개편 등 여신금융업계 현안이 산적해 있는 가운데 연내 차기 여신금융협회장 선출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업계에서 리더십 공백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18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은 지난달 5일 3년간의 임기를 모두 마쳤으나 후임자가 선출되지 않아 직무대행 형태로 자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신금융협회는 아직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구성을 위한 이사회 일정도 확정하지 못했다.

여신협회장 인선 일정이 늦어지는 데는 금융당국의 조직개편 이슈와 롯데카드 해킹 사고 등이 영향을 미쳤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가 지난 8월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고로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이사회 일정을 잡지 못했다. 또 조 대표는 해킹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다음달 1일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한 상황으로 회추위 구성에 애를 먹고 있다.
여신협회 이사회에는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카드)의 대표들과 6개 리스·할부금융사(현대·KB·신한·하나·우리금융·롯데캐피탈), 1개 신기술금융사(IBK캐피탈)의 대표가 참여하고 있다.
여신협회장 선출은 이사회가 구성한 회추위가 후보자를 공모한 뒤 서류·면접심사를 통해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최종 후보자는 회원사 총회 찬반투표를 거쳐 차기 회장으로 공식 선임되며, 이러한 과정에 1~2개월이 소요된다.
여신협회장 선출과 관련한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의결은 과반수의 동의만 있으면 가능하나 그간 회장 선출을 비롯한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모든 이사회 구성원이 투표에 참여해 왔다.
앞서 김주현 전 회장이 물러난 뒤 정완규 회장이 선임되기까지 약 3개월간 공백이 있었던 전례도 있다. 이번에도 선출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차기 회장 인선이 늦어지고 있지만 민·관 출신 예비 후보들은 다수 거론되고 있다. 하마평에는 관료, 민간, 학계 인사가 두루 이름을 올리고 있다.
관 출신으로는 서태종 전 한국금융연수원장, 김근익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민간에서 거론되는 인사는 이동철 전 KB금융지주 부회장, 임영진 전 신한카드 사장 등이다. 학계에서는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가 출마 의사를 밝혔다.
현재 카드업계는 올해 초 이뤄진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기조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수익성 방어 차원에서 스테이블 코인을 활용한 수익 모델을 만들기 위해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위한 상표권 확보에 선제적으로 나섰으나 정부와 한국은행이 ‘은행이 코인을 발행하고 카드사는 유통만 담당하는’ 구조를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당국에 회원사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리더가 절실한 상황이다.
여전업계 관계자는 “차기 협회장 선출이 늦어지면서 스테이블 코인 발행 허용, 카드론 규제 완화 등 현안을 해결하는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 하루빨리 선임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