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옥션이 시작가 94억 원에 이르는 마르크 샤갈의 ‘꽃다발(Bouquet de Fleurs)’ 등 고가 미술품으로 구성한 대규모 오프라인 경매를 연다. 낮은 추정가 총액만 270억 원 상당에 이르는 ‘메가 경매’를 개최해 최근 회복 조짐이 보이는 미술품 경매 시장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단일 경매 기준으로는 2008년 이후 최대 규모인 이번 경매가 오랜 침체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서울옥션은 24~25일 양일간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총 90점, 290억 원 규모의 11월 미술품 경매를 연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경매는 고가 미술품을 집중적으로 선보이는 ‘이브닝 세일’과 트렌디한 감각의 인기 작가로 구성된 ‘데이 세일’로 구분돼 진행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프리뷰는 이날부터 경매 당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린다.

총 26점, 낮은 추정가 총액만 270억 원에 달하는 걸작들로 구성된 이브닝 세일의 하이라이트는 ‘색채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1887~1985)의 작품 4점이다. 샤갈의 평생 뮤즈인 아내 벨라와의 운명적인 사랑을 표현한 작품 ‘꽃다발’이 시작가 94억 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높은 추정가는 150억 원이다. 벨라와 결혼한 지 22년이 되는 1937년 제작된 작품은 화면을 가득 채운 꽃다발의 아름다운 색채를 배경으로 공중에서 포옹하는 연인의 모습을 통해 중력을 거스르는 사랑의 환희를 표현하고 있다. 함께 출품되는 100호 크기의 대작 ‘파리의 풍경(Paysage de Paris)’은 1978년 작품으로 거장의 예술 세계를 집약적으로 담고 있다. 추정가는 60~90억 원이다. 푸른빛 배경 위로 공중그네 곡예사와 서커스 단원 등이 어우러진 모습에서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는 샤갈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김환기, 이우환, 데이비드 호크니 등 근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들도 새 주인을 찾는다. 김환기가 전면점화를 완성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과도기적 작품인 ‘15-VI-69 #71 I’가 추정가 7억~12억 원에, 이우환의 자유로운 붓질이 인상적인 100호 크기 대작 ‘바람과 함께’가 8억 5000만~12억 원에 출품된다. 세로 2미터가 넘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대형 풍경화도 4억 8000만~8억 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25일 64점, 21억 원 규모로 진행되는 ‘데이 세일’은 회화에는 에디션, 럭셔리 아이템 등 다양한 작품이 선보인다. 젊은 컬렉터의 관심이 높은 니콜라스 파티의 수채화 작품 ‘나무들(추정가 7000만~1억 5000만 원)’과 ‘라부부’ 캐릭터로 유명한 카싱 링의 ‘완벽한 날(4000만~7000만 원)’, 화려한 색채감이 돋보이는 스튜디오 렌카의 ‘픽업트럭 3(1400만~2500만 원)’ 등이 눈길을 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