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서커스 쿠자', 아트 서커스의 정점 '휠 오브 데스'

2025-11-12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태양의 서커스 '쿠자'가 7년 만에 부산을 거쳐 서울 관객들과 만난다. 2년 전 아티스틱 서커스 '루치아'에 이어 가장 대담하고 다이나믹한 광대들의 서커스를 서울 한복판에서 즐길 수 있다.

서울 종합운동장 빅탑에서 태양의 서커스 '쿠자'가 공연 중이다. 2007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초연한 이래 전 세계 약 800만 명 이상이 관람한 대표적인 아트 서커스로 2018년 국내 초연 당시 서울에서만 총매출 258억 원, 20만 명 이상의 관객 동원, 유료 객석 점유율 95% (2500석 기준) 등 대기록을 달성한 태양의서커스 대표 흥행작이다.

쿠자는 태양의서커스 투어 공연 중에서도 가장 대담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특히 하이 와이어(High Wire), 티터보드(Teeterboard), 휠 오브 데스(Wheel of Death) 등의 퍼포먼스는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극한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전 세계의 전통 서커스 예술의 영감을 받아 탁월한 연기력과 놀라운 신체 능력, 완벽한 팀워크를 통해 무대 위에 살아 숨 쉬는 예술을 구현한다.

'쿠자'의 전 세계 투어 공연에는 약 120명이 함께한다. 아티스트는 54명으로 총 30개국에서 모였다. 2007년에 처음 제작된 '쿠자'의 제작자 데이비드 샤이너 유명한 광대이자, 드러머이기도 했다. 전통적인 서커스와 현대적인 서커스를 하나로 합친 작품으로 불린다. 산스크리트어에서 영감을 받은 '쿠자'라는 이름은 상자라는 의미로 상자 안에 있는 서커스를 발굴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쿠자'가 공연되는 빅탑은 총 2500석 정도 규모로 서커스 장비의 무게만 도합 2000톤에 달한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 가더라도 똑같은 크기와 규모의 세트, 공연장을 세워 서커스를 진행한다.

이번 '쿠자' 공연의 백미를 장식하는 '휠 오브 데스'라는 서커스는 커다란 휠 두개가 이어진 장비 위에서 광대 두 명이 계속해서 걷고, 뛰며 아슬아슬한 곡예와 액트를 선보이는 작품이다. 휠 하나의 지름이 2m 정도인 장비는 두 명의 아티스트의 힘만으로 작동이 되며 엄청난 트레이닝을 필요로 한다. 둘의 아찔한 곡예를 관람하는 관객들은 심장이 멎을 것 같은 그런 스릴을 느낄 수 있다.

25년째 '휠 오브 데스' 아트를 공연 중인 아티스트 지미는 "전 세계적으로 '휠 오브 데스'가 많이 공연이 되고 있지만 운이 좋게도 저희는 최고의 장비가 있다. 우리가 구성한 액트 자체도 세계에서 1위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가장 훌륭한 공연을 보여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액트를 만들 때 생각했던 것은 중력의 힘을 거스르는 그 모습과 고개를 합쳐보자라는 생각이었다. 두 가지를 합쳤기 때문에 조금 더 보시는 분들이 더 많은 아드레날린을 느끼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한국 관객분들도 더 이 액트를 잘 감상하시고 있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지미와 아티스트들에 따르면 공연 중간에 약간 위험한 순간이 연출되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다행히 이같은 상황은 100% 연출과 연기다. '휠 오브 데스'에 참여하는 3명의 배우 중 지미와 윌리엄은 윌리엄의 아버지로 연결된 특별한 사제지간이기도 하다.

윌리엄은 "여기까지 오기까지 정말 많은 훈련과 인고의 시간이 있었지만 이렇게 함께 공연을 이제 할 수 있게 돼서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미는 "어떻게 보면 이 세대에 걸친 서커스라는 유산이 계속 전달된 모습이라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관객들이 궁금해할 만한 '휠 오브 데스' 아트의 비밀은 혹독한 트레이닝과 장비의 안정성이다. 지미는 "지금 사용하는 장비를 쓴 지가 17년이 됐다"면서 "사실 눈을 감고도 이걸 다 알 정도로 그만큼 친숙해졌다. 제가 생각할 때는 이 장비를 정말 깊이 이해하고 있는 게 더 중요하다. 공연할 땐 눈으로 보는 것보다 이 장비 자체를 다리로 느끼는 게 훨씬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티스트가 장비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엔지니어 분들도 계속 필요한 걸 물어봐주신다. 빅탑이라는 텐트에서 공연을 하기 때문에 조금 흔들리거나 하는 경우엔 안정감있게 사용할 수 있게 요청을 드리기도 한다. 트레이닝도 중요하지만 첫 번째는 장비를 충분히 이해하고 잘 인지하는 것, 그 뒤에 곡예나 묘기, 다음 단계가 안무와 캐릭터를 포함시키고 마지막에 음악과 조명을 통합하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지미는 '쿠자'를 더 재밌게 즐기기 위해 "너무 무서워하지 마시고 공연을 있는 그대로 즐겨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너무 심장이 뛰고 무서워 보이니까 제대로 보지 못한다. 위험한 장면이 있기도 하지만 저희는 전문가이고 이걸 정말 마스터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으로 아드레날린을 느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쿠자'의 밴드 리더로 활약하고 있는 에덴 역시 전체 공연을 위한 음악을 구성하고 드럼 솔로로 관객들에게 흥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에덴은 '휠 오브 데스' 바로 뒤에 등장하는 드럼 솔로의 매력을 어필하면서도, 전체 공연에서 음악은 거들 뿐이라는 솔직한 생각을 말했다.

에덴은 "밴드 리더로서 모든 아티스트들에게 음악을 제공하면서, 아티스트 코치들과 항상 소통하고 있다. '휠 오브 데스'에서는 지미와 소통을 하게 된다. 그분들이 이 액트와 관련해서 저한테 미리 알려주셔야 하는 게 있으면 알려주시고 음악을 수정하기도 한다. '휠 오브 데스'는 특히 굉장히 좀 위험하고 리스크가 있는 액트여서 음악이 어떻게 진행될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알고 계셔야 안심하고 편하게 공연을 하실 수가 있다. 액트의 진행 상황에 따라서 음악을 수정을 해 나가는 편이고 밴드의 리더로서 모든 아티스트 분들이 편하게 공연을 하는 걸 우선시한다"고 했다.

또 "개인적인 굉장히 겸손하게 드리는 제 의견으론 서커스에서는 뮤지션이 주인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대에서 곡예를 하시는 분들 또 광대 분들이 주인공이고 음악은 하나의 요소에 불과하고 이 거대한 이 퍼즐을 완성하는 하나의 조각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음악과 조명, 테크니션 분들, 백스테지에 정말 많은 분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말 또 다른 하나의 공연을 하고 있다. 음악은 그냥 음악 정도로 머물러야 한다고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세 아티스트 모두 '쿠자'로 처음 찾아온 한국의 매력을 얘기하기도 했다. 윌리엄은 "다른 나라와 뭔가 굉장히 다른 느낌"이라며 "열정을 가지고 있고 한국 관객들과 더 호흡도 잘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덴 역시 "한국이라는 나라와 완전히 사랑에 빠졌다. 한국 분들이 너무 저를 반겨주시고 또 존중해 주신다. 특히 음식이 너무나 맛있어서 완전히 사랑에 빠졌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jyyang@newspim.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