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 아침부터 부산 벡스코 주차장에는 관람객이 길게 줄을 섰다. 입장 시간이 되자 대기하던 인파는 오픈런 하듯 주요 게임사 부스로 일제히 발걸음을 옮겼다.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엔씨소프트 '아이온2'와 크래프톤 '팰월드 모바일' 시연대는 순식간에 대기 안내판에 '180분'이 적힐 만큼 긴 줄이 만들어졌다. 평일 오전, 전체 행사 기간 중 상대적으로 한산한 시간대임에도 '가장 먼저 신작을 체험하겠다'는 열기가 현장을 채웠다.
◇엔씨소프트, 첫 메인 스폰서…'아이온2' 전면에 내세운 300부스
엔씨소프트는 올해 처음으로 지스타 메인 스폰서를 맡으며 제1전시장 중앙에 300부스 규모의 초대형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외부 미디어월과 내부 전시 구조 전반에는 라스베이거스의 '스피어'를 연상시키는 초고해상도 돔 스크린을 배치해 관람객이 입장하는 순간부터 'IP와 서사를 둘러싼 대형 시네마틱 공간'으로 끌어들이는 연출을 시도했다.
메인 타이틀 아이온2는 시연 플레이 구간만 20여 분에 달하는 비교적 긴 데모를 제공했다. 시연 대기 중에도 자연스럽게 세계관 소개와 전투, 보스전, 비행 전투 흐름이 반복되는 방식으로 연출됐다. 빅파이어게임즈가 개발 중인 '신더시티' 또한 짧은 체험에서도 관람객이 엔씨소프트의 장르 확장 시도를 체감하게 했다.
시간 역행·분기 조작을 활용한 싱글·멀티 하이브리드 액션 게임 '타임테이커즈'는 주요 기믹인 '시간 되감기와 동시 전투'가 적용돼 전투 패턴을 스스로 조합하는 재미가 확실했다.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는 애니메이션 컷인과 속도감 있는 이동기로 모바일에서 콘솔 감성을 느끼게 했다.
◇ 크래프톤, '팰월드 모바일' 첫 공개…대표작 세계관도 재해석
크래프톤은 이번 지스타에서 글로벌 화제작 '팰월드'의 모바일 버전을 처음 공개하며 관람객 집중도를 끌어올렸다. 게임 화면 밖으로 튀어나온 듯한 실물 크기의 '팰' 캐릭터 전시 연출과 연속 시연 이벤트가 이어지며 부스 주변이 종일 붐볐다.
'팰월드 모바일'은 지스타 2025 현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신작 중 하나다. 원작의 오픈월드·생존·사냥·건설 요소를 모바일 환경에 맞춰 재구성했다. 자동 채집·간소화된 전투 UI 등 조작 최적화가 눈에 띄었다. 원작 속 '팰(Pal)'들의 실물 크기 모형을 전시장 곳곳에서 배치해 관람객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도 연출됐다.
체험존 외부에는 '배틀그라운드' 세계관을 테마로 한 공간을 별도로 조성해 신규 콘텐츠 체험과 촬영 이벤트로 팬층 접점을 넓혔다.
◇ 넷마블, 145개 시연대 가동…'나혼렙: 카르마'·'칠대죄: 오리진' 전면 배치
넷마블은 112부스 규모에 145개 시연대를 가동하며 대규모 체험 중심 전시를 구성했다. '프로젝트 이블베인'은 다크 판타지 세계관의 액션 RPG로, 무거운 타격감과 보스 중심 전투가 특징이다. 시연 버전에서도 실시간 회피·카운터 시스템이 강조되며 콘솔 중심 액션 게임의 조작감을 모바일로 가져왔다는 평을 들었다.
글로벌 흥행작 '나 혼자만 레벨업'의 IP 확장작 '나 혼자만 레벨업 : 카르마'는 진수성찬급 연출과 던전·보스 패턴 중심의 전투가 돋보였다. 웹툰·애니메이션을 잇는 트랜스미디어 구성이 강화되며 해외 관람객 관심도 높았다. 해외 인기 애니메이션 IP를 활용한 오픈월드 액션 RPG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와 몬스터 길들이기 기반의 수집형 RPG 신작 '몬길: 스타다이브' 시연에도 발길이 이어졌다. 제1전시장 야외에는 미공개 신작 '쏠: 인챈트' 단독 부스로 관람객의 시선을 모았다.
◇ 웹젠·그라비티·데브시스터즈, 확장형 IP·서브컬처·가족층 겨냥 라인업
웹젠은 서브컬처 RPG '게이트 오브 게이츠'를 전면 배치했다. 전투 중 실시간 병력 배치와 스킬 조합이 핵심인 전략형 서브컬처 장르로, 기존 웹젠 이미지와 다른 방향성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또한 '프로젝트 G(가제)' 시네마틱 영상도 최초 공개하며 '뮤(MU)' IP의 차세대 해석을 제시했다.
그라비티는 총 18종의 신작 라인업으로 '라그나로크' IP 확장 청사진을 제시했다. 세미 오픈월드 기반의 액션성을 강화한 MMORPG '라그나로크3', 독자적 스토리와 파티 기반 전투가 특징인 '라그나로크 어비스' 등 다양한 라인업이 세대·플랫폼별로 구성돼 방문객 관심을 끌었다.
구글플레이 부스에 함께한 데브시스터즈는 내년 3월 출시 예정인 액션 신작 '쿠키런: 오븐스매시'를 중심으로 가족 방문객을 겨냥했다. 기존 런 게임의 단방향 구조에서 벗어나 실시간 경쟁·전투 중심으로 확장한 작품으로, 캐릭터 수집과 빠른 템포 액션이 체험 부스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조영기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국내 대표 게임사 신작을 만나볼 있는 B2C 전시관 외에도 지스타의 핵심 콘텐츠라고 생각하는 지콘 콘퍼런스와 B2B관이 준비돼 있다”며 “많은 분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고 가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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