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이공계 인력 10명 중 4명 이상이 해외 이직을 고려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20~30대는 10명 중 7명이 해외 이직을 원했다. 연봉 수준뿐 아니라 연구환경의 질, 경력발전 기회 등 비금전적 요인도 이공계 인력의 해외유출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3일 석·박사 학위를 소지하고 대학·연구소·기업 등에서 근무하고 있는 국내외 이공계 인력 2694명(국내 1916명·해외 77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이공계 인력의 해외유출 실태와 결정요인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내 이공계 인력은 꾸준히 해외로 나가고 있으며 특히 미국 진출이 활발했다. 미국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이공계 박사 인력 규모는 2010년 약 9000명에서 2021년 1만8000명으로 11년 새 두 배 증가했다. 순유출 규모도 2015년 이후 바이오와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국내 근무 인력의 42.9%가 향후 3년 내 해외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20~30대는 해외 이직을 원하는 비중이 70%에 달했다. 종사 분야별로는 바이오·제약·의료기기, IT·소프트웨어·통신뿐 아니라 한국이 다른 국가에 비해 기술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되는 조선·플랜트·에너지에서도 약 40% 이상이 3년 내 이직을 고려하고 있으며 7.1%는 구체적 계획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이직을 구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집단은 주로 30~40대이며 이들은 대학교나 중소기업(스타트업 포함)에 소속된 연구개발 종사자 및 교수였다.
국내 이공계 인력이 해외 이직을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금전적 요인(66.7%)이었다. 국내 이공계 인력의 절반 이상은 연봉 수준에 대해 ‘불만족’ 또는 ‘매우 불만족’이라고 응답한 반면 해외 인력은 이 비중이 20% 미만에 그쳤다.
비금전적 요인도 해외 이직을 고려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연구생태계 및 네트워크(61.1%), 기회 보장(48.8%) 등에서도 높은 응답률이 나왔다.
금전적·비금전적 요인의 영향을 실증분석한 결과, 소득만족도가 ‘보통’에서 ‘만족’으로 개선될 경우 해외 이직 확률은 4.0%포인트 감소했다. 고용 안정성과 승진 기회에 대한 만족도 개선 시에도 해외 이직 확률은 각각 5.4%포인트, 3.6%포인트 낮아졌다. 한은은 “고용 안정성, 경력 발전 등을 중심으로 하는 근무환경 개선은 금전적 보상 못지 않게 인재유출을 완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응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준 한은 거시분석팀 과장은 “우수 인재가 국내에서도 성장과 성취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해외 인력의 역량이 국내로 환류돼 인재 이동이 단순한 ‘유출’이 아니라 ‘순환’으로 작동할 수 있는 경로를 마련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사설]전문인력 해외 이탈 막을 대책이 시급하다](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1/03/news-a.v1.20251103.0c388db41cd94aa2bf86574cce728fb2_T1.jpg)


![“AI 시대에는 ‘문제발굴력’이 교육의 핵심 돼야” [AI 프리즘*대학생 취준생 뉴스]](https://newsimg.sedaily.com/2025/11/03/2H0B6IWP52_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