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 보복 1년 유예' 합의 이후에도 희토류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미중 합의로 한숨을 돌렸지만 중국이 언제든 희토류 무기화 카드를 꺼낼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중국의 독점을 저지해야 한다는 절박감 속에서 '대체 카드'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1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중국 이외의 희토류 생산 국가들과의 자원 협력 강화에 나서는 한편 정부 차원의 중요 광물 자원 관리 강화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미 국무부는 지난 6일(현지 시간)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과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들의 회담 과정에서, 미국과 우즈베키스탄이 미국 기업의 중요 광물 및 희토류 공급망 강화에 최대 4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를 계기로 미국과 호주의 합작 광산 기업인 코브 캐피털과 카자흐스탄 국립광산기업 간에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미개발 텅스텐 자원 개발 합의도 이뤄졌다. 코브 캐피털은 중앙아시아의 희토류 매장지에 11억 달러를 투자해 연간 1만1800톤(t)의 희토류를 생산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백악관에서 앤서니 앨버니즈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핵심 광물 및 희토류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한 미-호주 프레임워크'에 공동 서명한 바 있다. 이는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맞선 조치로서 공급 다변화 카드였다.
여기에 미 지질조사국은 지난주 구리와 은을 포함해 10가지를 중요 광물 목록에 추가해 관리 광물을 총 60개로 늘려 정부의 역할을 확장했다.
중국은 첨단 반도체 제조의 필수 원료로서 인공지능(AI)용 칩, 전기차, 풍력발전기, 엘리베이터, 드론, 스마트폰, 에어컨은 물론 첨단 무기 제조에도 없어서는 안 될 재료인 희토류와 그 가공품의 채취와 생산 장악력을 최대한 활용해 미국을 압박해왔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채취의 70%와 가공품의 90%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세계 공급망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4월 4일 희토류 17종 가운데 중(重)희토류 7종의 대미 수출 통제 조치로 미국으로부터 엔비디아의 AI용 H20 수출 재개를 끌어냈고, 지난달 9일에는 사마륨, 디스프로슘 등 희토류를 추가로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중국은 특히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도 중국산 희토류가 0.1%라도 포함돼있거나 중국의 정제·가공 기술을 이용한 경우 오는 12월부터 중국 정부로부터 수출 허가를 받도록 압박함으로써 지난달 미국과의 무역 협상 합의를 끌어내기도 했다.
미국은 이를 통해 중국으로부터 내년 11월 10일까지 희토류 등 수출 통제 조치를 유예받고, 내년 11월 27일까지 반도체와 태양광 패널, 레이저, 배터리, 무기 등에 활용되는 갈륨·게르마늄·안티몬·흑연의 대미 수출 통제 중단을 약속받았으나, 이제 '그 이후' 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SCMP는 "미국이 중국 이외의 대체 공급원을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뒤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외교 정책 싱크탱크 아틀랜틱 카운슬의 덱스터 로버츠 선임 연구원은 미국은 중국이 다시 희토류 문제로 어렵게 할 것을 예상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에 있는 싱크탱크 중국세계화센터(CCG)의 빅터 가오 부소장은 "미국은 희토류 매장국이라면 어디든 문을 두드리고 있다"면서 "미국이 원하는 것은 중국의 통제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짚었다.
헬로티 이동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