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코올이 인체에서 완전히 배출되는 데는 약 24시간이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호주 커틴대 니콜 리 박사(국립약물연구소)는 매체 '더 컨버세이션'을 통해 금주 후 신체 변화 과정을 단계별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술을 끊으면 하루 만에도 몸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은 탈수 개선이다. 알코올은 이뇨작용을 촉진해 몸속 수분을 빼앗는다. 금주 후 물을 마시면 평소보다 훨씬 빠르게 체내에 흡수되면서 소화기능과 뇌 기능이 눈에 띄게 좋아진다. 간의 혈당 조절 능력도 정상으로 돌아온다. 평소 술을 많이 마시던 사람이라면 초기에 수면장애나 기분 변화, 손 떨림 등을 경험할 수 있지만 이는 금주 하루 후부터 서서히 완화된다.
금주 일주일이 지나면 수면의 질이 크게 개선된다. 초기 졸음과 수면 장애가 사라지면서 활기찬 아침을 맞을 수 있다. 간 기능 회복도 본격화된다. 간은 적은 음주량에도 쉽게 손상되지만 재생 능력이 뛰어나다. 가벼운 간 손상이 있었다면 일주일 후 상태가 현저히 개선되며 지방간도 줄어든다. 뇌 기능 회복도 빠르다. 가벼운 음주자는 며칠 안에 뇌 손상이 회복되지만 알코올 의존성이 심한 경우 완전 회복까지 약 한 달이 걸린다. 원인 모를 피로감도 이 시기에 크게 줄어든다.
금주 한 달 후에는 기분 조절 능력이 크게 향상된다. 알코올로 인한 불안과 우울증이 완화되면서 삶의 활력이 되살아난다. 심한 음주자도 1-2개월 후 기분 개선을 경험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체중 감소도 이 시기에 나타난다. 알코올은 배고픔을 자극해 과식을 부르고 건강에 해로운 음식 섭취를 부추기는데, 금주 후 한 달이 지나면 이 악순환이 끊어진다. 피부 상태도 좋아진다. 알코올로 인한 탈수와 염증이 줄어들면서 노화 과정이 역전되기 시작한다.
소화기계 문제도 해결된다. 알코올이 장벽을 자극해 생기는 복부 팽만, 소화불량, 위산 역류, 설사 등이 4주 안에 크게 개선된다. 연구에 따르면 금주 한 달 후 인슐린 저항성이 25%, 혈압이 6% 각각 감소했다. 간은 금주 몇 주 후부터 회복되기 시작해 6개월 안에 완전 회복이 가능하다. 적당한 음주자의 경우 손상된 간이 6개월 안에 완전히 회복될 수 있으며, 과음자도 감염과 싸우는 면역력이 높아지고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개선된다.
알코올은 심장병, 뇌졸중, 제2형 당뇨병을 비롯해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식도암, 유방암, 대장암, 간암 등 7가지 암의 주요 원인이다. 금주 또는 음주량 대폭 감소 시 이런 모든 위험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
특히 혈압 개선 효과가 두드러진다. 고혈압은 전 세계 최대 사망 위험 요인이다. 혈압이 정상 범위를 2mmHg만 초과해도 뇌졸중 사망 위험이 10%, 관상동맥질환 사망 위험이 7% 높아진다. 금주가 최선이지만 하루 2잔 미만으로 줄여도 효과가 즉시 나타난다. 혈압이 정상화되면 신장질환, 안과질환, 발기장애 등의 위험도 크게 낮아진다.
리 박사는 "금주는 단순히 술을 끊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삶으로 돌아가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