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병 환자가 비당뇨병 환자보다 열사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30~50대 남성의 경우 위험률이 최대 2배에 달해, 기온이 높지 않은 날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나고야공업대 연구진은 당뇨병 환자 약 18만 8000명과 비당뇨병 환자 75만명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일본 전역의 다양한 연령층으로, 연구진은 7년간의 건강보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 성별, 나이 등을 반영해 열사병 발병 확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당뇨병 환자의 열사병 위험은 1.41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30~50대 남성은 최대 1.68배까지 높았다. 반면 30세 미만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도쿄와 오사카 지역을 중심으로 기온과 열사병 발병률의 상관관계도 분석했다. 눈에 띄는 점은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은 날(30도 이하)에도 당뇨병 환자의 열사병 위험이 일반인보다 높았다는 점이다.
히라타 아키마사 나고야공업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져 더위를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온이 낮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열사병은 심부 체온이 40도 이상 오르며 의식 저하, 발작, 혼수 상태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질환이다. 30분 이상 고열이 지속되면 장기 손상 및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당뇨 환자는 땀 배출 증가, 혈당 상승, 탈수 등이 겹치면서 쇼크나 자율신경계 합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 이에 따라 평소 물이나 전해질이 풍부한 이온 음료 등을 충분히 섭취하고, 에어컨 등 냉방 기기를 적정 온도로 유지해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온열 질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시원한 장소로 즉시 이동해 휴식을 취하기만 해도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