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거점 둔 5조원대 국내 최대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 검거

2025-11-06

조직원 14명 검거, 7명 구속

필리핀에 거점을 두고 카지노 게임사로부터 카지노 영상과 게임머니를 직접 공급받아 유통할 수 있는 사이트까지 제작해 5조원대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검거됐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범죄단체조직과 도박공간개설 등 혐의로 총책 A씨(42) 등 14명을 검거해 7명을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자신들이 제작한 도박 사이트에 해외 유명 게임사의 카지노 영상을 연결해 5조3000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도박공간개설 혐의 등으로 구속수감 중일 당시 범행을 계획했다. 그는 출소한 뒤 도박사이트 프로그램 개발자를 모집하고 사이트 제작·분양을 위한 서버 임대업체로 위장한 사무실을 차렸다.

이후 2021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도박사이트를 만들어 하부 운영총책들에게 분양하고, 관리비 명목으로 월 300만원을 받았다. A씨 일당이 만든 도박사이트는 266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계좌 205개 분석

특히 A씨 일당은 범죄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난해 9월 필리핀에 거점을 두고 ‘벤더사’를 차렸다. 벤더사는 도박장 운영 범죄에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유통 사이트다. 게임사로부터 구입한 카지노 영상 및 게임머니인 ‘알’을 하부 운영총책들에게 공급하고 관리하는 일을 한다.

벤더사를 차린 A씨 등은 카지노 영상과 게임머니를 하부 운영총책들에게 판매해 범죄 수익을 늘렸다. 그동안 도박장 운영 일당이나 도박사이트 개발자가 검거된 사례는 있었지만 연결고리를 찾기 어려운 벤더사까지 검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경찰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혐의로 구속된 한 피의자로부터 벤더사 관련 단서를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수사에 착수했고, 벤더사 운영 총책과 자금관리책, 영업팀 총괄, 개발팀 총괄 등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범행 계좌 205개와 텔레그램 대화 내용 분석 등을 통해 약 7개월간 5조3000억원에 이르는 베팅규모도 파악했다.

경찰은 주요 조직원 대부분을 검거했지만, 해외로 도주한 개발자 2명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국제형사경찰기구(ICPOㆍ인터폴)에 적색수배 조치를 했다.

도주한 공동 총책·개발자 수배

이어 도주한 공동 총책 B씨(42)가 무인 물품보관소에 숨겨둔 현금 2억7840만원을 포함해 간부급 조직원 5명으로부터 범죄수익금 총 4억8000만원을 압수했다. 또 범죄수익금 총 33억4650만원은 기소 전 추징했다.

경찰은 이들이 벤더사를 차리기 전인 2021년 11월부터 도박사이트 제작 등의 범죄 행위를 해온 점을 고려하면 범행 규모가 현재보다 수십배 가량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강원경찰청 관계자는 “국민의 삶을 파괴하는 도박 범죄 척결을 위해 전문 수사 인력을 투입해 지속적으로 단속 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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