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 환수하니 영재학교 의대 진학률 10→2% 급감…진실은

2025-08-12

영재학교를 졸업한 뒤 의대에 진학하는 학생 비율이 최근 3년 사이 10%대에서 2%대까지 낮아졌다. 과학 영재 육성을 위한 영재학교가 ‘의대 진학 창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에 의대 진학 학생들에게 장학금 환수 등의 불이익을 준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 교육부는 전국 28개 영재학교·과학고의 2025학년도 의·약학계열 진학률을 발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8개 영재학교 졸업생 812명 중 의학과·치의학과·약학과·한의학과 등 의·약학 계열 학과로 진학한 학생 비율은 2.5%(20명)로 집계됐다. 2020년(6.9%)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다 최고점을 찍은 2023년(10.1%) 이후 2년 연속 감소한 수치다. 올해 과학고 졸업생의 의·약학 계열 진학률도 2022년 2.9%에서 3년 연속 하락하며 1.7%까지 낮아졌다.

교육부는 의대에 진학하는 영재학교 학생에 대한 불이익을 강화한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2021년 전국 8개 영재학교는 ‘의·약학 계열 진학 제재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학교들은 의·약학 계열로 진학하길 희망하는 학생들에겐 별도의 진로·진학지도를 하지 않고 일반고로 전출할 것을 권고하기로 했다. 대입 시 의·약학 계열에 지원하면 영재학교 교육과정에서 얻은 연구·활동 성과 등에 대한 기록 없이 석차 등급만 적힌 생활기록부를 제공한다.

실제 의대에 진학하면 영재학교 재학 중 지원받은 교육비와 장학금도 되돌려 주도록 했다. 2022년 이후 영재학교 입학생은 이런 내용의 의대 진학 제재 방안에 동의한다는 서약서를 제출하고 있다. 전국 20개 과학고도 영재학교의 제재와 유사한 불이익을 주고 있다.

다만 교육부가 이날 발표한 진학률 자료에는 반수·재수 등 N수생이 포함되지 않았다. 실제 영재학교·과학고 출신의 의·약학계열 진학자는 이보다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졸업 시기 대입을 한번 치른 수험생이 반수·재수를 해 정시모집으로 의대에 진학할 경우 학교 측은 별다른 제재를 할 수 없다.

의대를 지망하는 최상위권 학생들은 이런 불이익을 피해 영재학교·과학고 진학을 꺼리거나, 중도에 학업을 중단하곤 한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6학년도 영재학교 지원자는 3827명으로 최근 5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과학고의 학업중단 및 전출자 수는 2022학년도(57명)부터 지난해(69명)까지 매년 증가 추세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이들 중 상당수가 의대 진학을 목표로 진로를 바꿨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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