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의 한 혼혈 선수가 자신의 가능성을 표출했다.
대만은 6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에서 열린 2025 FIBA 아시아컵 D조 예선 경기에서 필리핀을 95-87로 이겼다. 대회 첫 승을 거뒀다.
대만에 눈여겨볼 선수들이 있다. 아담 창 힌튼(193cm, G)과 로버트 창 힌튼(196cm, G)이다. 이들 모두 미국인 아버지와 대만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선수다. NBA에서 맹활약했던 리처드 해밀턴이 두 형제의 친척이기도 하다.
형 아담은 코넬대에서 뛰고 있고, 동생 로버트는 하버드대 소속으로 활약하고 있다. 아담은 2024~2025시즌 28경기 평균 4.3점 1.6리바운드를, 로버트는 같은 시기에 26경기 평균 14.6점 4.1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두 형제 모두 스윙맨이다. 좋은 기동력과 빠른 순간 속도, 긴 슈팅 거리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동생 로버트는 2024~2025 아이비리그 최고 신인 선수상을 받았다.
아담과 로버트 모두 16세 이전에 대만 국적을 취득했다. 귀화선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래서 윌리엄존스컵에서 대만 소속으로 뛰었고, 이번 아시아컵에서도 대만 국가대표팀으로 참가하고 있다.
실제로, 로버트가 더 돋보였다. 로버트는 상체 페이크 후 자유투 라인까지 돌파했고, 돌파한 로버트는 드리블 점퍼를 손쉽게 성공했다. 팀의 첫 득점을 완성했다.
그리고 대만 가드진이 로버트의 부담을 줄였다. 부담을 줄인 로버트는 윙이나 코너에서 찬스를 기다렸다. 덕분에, 대만 가드진도 마음 편히 공격했고, 대만은 경기 시작 4분 34초 만에 10-2로 치고 나갔다.
형인 아담이 경기 시작 4분 59초 만에 코트로 처음 나섰다. 동생인 로버트와 함께 코트로 등장했다. 로버트는 필리핀 에이스인 저스틴 브라운리(200cm, F)를 막았고, 아담은 로버트와 ‘스피드’ 및 ‘공격 공간 창출’에 앞장섰다.
아담의 출전 시간은 짧았다. 그러나 로버트가 이를 잘 메웠다. 풋백 득점으로 필리핀의 기를 꺾은 것. 그리고 동료들의 3점이 터졌다. 그래서 대만이 27-16으로 1쿼터를 마칠 수 있었다.

로버트는 브라운리와 계속 매치업됐다. 공수 모두 그랬다. 핸드-오프 플레이로 동료들의 3점 공간을 창출했으나, 브라운리의 3점을 막지 못했다. 이로 인해, 대만은 2쿼터 시작 1분 2초 만에 30-21로 쫓겼다.
형 아담이 지원군으로 나섰다. 잠깐이었지만, 도움수비수 역할을 잘 해냈다. 그래서 로버트가 공격에 집중할 수 있었다. 공격 리바운드와 볼 운반, 얼리 오펜스 전개와 파울 자유투 유도 등으로 제 몫을 해냈다. 32-28로 쫓겼던 대만도 36-28. 급한 불을 껐다.
대만의 공격이 침체될 때, 로버트가 해결사로 나섰다. 먼저 헤지테이션 동작으로 매치업을 속인 후, 최종 수비수의 몸싸움을 극복했다. 그 후 레이업을 성공했다. 다음 공격 때는 과감하게 3점. 5점을 순식간에 몰아넣었다. 그 결과, 대만은 다시 달아났다. 43-34로 전반전을 마쳤다.
귀화선수이자 핵심 빅맨인 브랜든 길벡(213cm, C)이 3쿼터 시작 2분 1초 만에 3번째 파울을 범했다. 그러나 로버트는 도움수비와 돌파 등 많은 활동량을 보여줬다. 대만 또한 3쿼터 시작 3분 45초 만에 56-41로 달아났다.
대만이 59-47로 앞설 때, 로버트는 벤치로 물러났다. 그렇지만 대만은 유기적이고 빨랐다. 이전처럼 찬스를 쉽게 만들었다. 3쿼터 종료 1분 40초 전에도 67-53. 두 자리 점수 차를 유지했다.
형인 아담이 출전 기회를 다시 얻었다. 아담은 볼 없는 움직임으로 파울 자유투를 얻었다.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 67-57로 쫓겼던 대만에 귀중한 점수를 안겼다.
로버트가 마지막 쿼터에 있는 힘을 다 쏟았다. 비록 이전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으나, 중요한 순간에 스피드와 득점력을 뽐냈다. 그리고 팀원들과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가장 돋보인 건 천잉춘(183cm, G)이었다. 천잉춘은 필리핀을 상대로 34점(3점 : 6/8)을 퍼부었다. 그러나 로버트의 공격 퍼포먼스도 만만치 않았다. 23분 48초 동안 14점 4리바운드(공격 2) 2스틸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순간에 득점. 해결사의 잠재력을 보여줬다.
사진 제공 = FIBA
[저작권자ⓒ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