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LG 김진성은 매일 아침 7시에 눈을 뜬다. 눈이 떠진다는 말이 더 정확할지 모른다. 밤 늦도록 혈전을 치른 다음날은 오전 10~11시까지는 깊은 잠에 빠져보겠다는 다짐도 하지만 눈이 떠지자마자 시간을 확인하면 어김없이 아침 7시를 지나고 있다.
일과가 시작되는 시간이다. 웨이트장으로 가서 러닝으로 몸을 덥힌 뒤 보강 운동을 하고 가동성 및 코어 운동을 한다. 마지막으로 투구 밸런스를 잡으면서 오전 개인훈련을 정리한다.
김진성은 지난 주말까지 올시즌 69경기에 등판해 6승3패 1세이브 30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홀드 부문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리그 전체 불펜투수로는 3위에 해당하는 63.2이닝을 던질 만큼 셋업맨으로 꾸준한 역할을 해왔다.
김진성은 지난 1일 스포츠경향 야구전문 유튜브 채널 ‘최강볼펜’과 인터뷰에서 지금껏 건강히 공을 던질 수 있는 에너지가 개인 훈련에서 나왔다가 자평했다.
1985년생으로 나이 마흔을 지나는 김진성은 30대 후반으로 접어들어 반등하더니 황금기를 맞고 있다. NC에서 방출돼 여러 팀을 노크한 끝에 손을 내밀어준 LG에 입단한 2022년 이후 근 4년간 287경기에 나와 20승10패 6세이브에 90홀드를 쌓아가고 있다. 4년의 불펜 이닝 또한 리그 전체 3위(262.1이닝)에 이를 만큼 지속성을 보였다.

가끔은 아침에 일어나도 웨이트장으로 가고 싶지 않은 날도 있다고 했다. 마운드에 올라 결과가 너무 나쁘게 나온 다음날이다. 김진성은 “솔직히 정말 하기 싫을 때가 있다. 그런데 나를 여기까지 끌고 오게 한 것이 그런 꾸준함이었다는 걸 나 스스로 잘 알기 때문에 마음으로는 하기 싫어도 일단 몸은 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김진성은 “웨이트장에 나가게 되면 또 금방 뭐라도 좀 해볼까, 하고 운동을 하게 된다. 그러다가 ‘이왕 시작한 김에 저것도 하자’ 하는 식으로 움직이다 보면 결국 할 건 다 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진성은 자기 몸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남보다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이 늘 숙제였다. 특히 고관절 가동성이 부족해 공을 던질 때 하체를 앞으로 끌고 나가는 것이 어렵다. NC 시절에는 이른바 ‘익스텐션’을 늘리자는 주문을 많이 받았으나 몸으로 반응할 수 없었다. 김진성이 새로운 길을 찾은 것도 LG 이적 이후다.
김진성은 2022년 LG 입단 테스트 과정을 거치면서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김경태 코치와 대화에서 ‘유레카’를 외쳤다. “테스트를 거쳐 코치님과 얘기를 나누는데 뭔가 머리에서 솟구치는 게 있었다. 장점을 더 큰 장점으로 만들자는 게 핵심이었데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진성이 익스텐션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본인의 장점이 수직 무브먼트를 극대화하기 위한 재정비를 시작한 시간이었다. 오히려 릴리스 포인트가 조금씩 더 높아진 가운데 올해는 트래킹데이터에 2m5까지 찍히기도 했다. 사실 사고 전환으로만 되는 건 아니다. 김진성은 어딜 가도 오전 7시면 일어나 진행하는 훈련이 본인 변화의 영양분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야구 선수가 정규시즌 아침 7시에 일어나는 건 부담이 되는 일일 수도 있다. 매일 밤경기를 해야 하는 데다 경기 후반 셋업맨으로 등판하는 김진성 같은 경우에는 더욱 더 그럴 수 있다.
이 대목에서 기자는 김진성에게 질문을 해봤다. “아침 7시에 일어나면 아무래도 저녁 9~10시에 등판할 때는 졸릴 것도 같은데요?”
“그래서 사실 오후 훈련 전이나 훈련 뒤에 잠깐 눈을 붙이는데요. 솔직히 말하면 경기 중에는 아주 잠깐 조는 경우도 있어요” 베테랑의 여유일까. 김진성은 대답을 해놓고 먼저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