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겉모습이 아니라 유전적 다양성 과 현장 적합성으로 씨수소를 선발 해야 합니다. 지금의 개량 시스템은 한우산업의 미래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지난 8일, 농촌진흥청 연찬관 대 강당에서 열린 ‘2025 현장과 과학 기술의 융합으로 이끄는 한우산업의 혁신’ 심포지엄에서 계림농장 김학수 대표는 ‘우리나라 씨수소의 개량 방향에 대한 제언’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 현행 개량 체계의 근본적인 문제를 강도 높게 지적 했다.
김 대표는 “현재의 씨수소 선발 체계는 특정 형질에 특화된 개체보다는 모든 항목에서 평균 이상을 넘는 ‘만능형' 개체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이는 얼핏 보면 이상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유전적 다양성을 훼손하고 한우의 고유한 형질 발전 가능성을 제한하는 결과 를 낳는다”고 밝혔다.
그는 “근육량이 뛰어난 소, 지방 형성이 우수한 소, 번식 능력이 탁 월한 소 등 각각의 특성이 뚜렷한 개체들이 계열화되어야 하는데, 지금의 방식은 무난한 개체만 살아남 게 하는 구조”라고 비판하며, “이 같은 획일적인 개량은 결국 ‘평균화 된 우수'에 머물며, 변화하는 시장과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한우의 진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어 정액 공급 체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지금의 정액 공급은 효능이나 형질 정보를 바탕으로 한 자율적 선택이 아니라, 등수에 따라 줄을 서서 앞순위 정액을 고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는 시장 논리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농가의 개량 전략 수립과 실천을 사실상 봉쇄하는 비합리적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학수 대표의 발표는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졌던 개량 시스템의 기본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됐다. 씨수소 선발이라는 한우산업의 설계도에 의문을 제기 한 그의 제안은, 단순한 제도 개선 을 넘어서 산업 전체의 방향성에 대 한 성찰을 촉구하는 의미 있는 발언 으로 평가받았다.
농촌진흥청과 전국한우협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심포지엄은 김학수 대표의 발표 외에도 스마트축산의 혁신(행복하누 김상준 대표), 행동학 기반의 복지축산 방향(석청농장 백석환 대표) 등 다채롭고 실천 적인 주제로 채워졌다. 과학기술과 현장의 접점을 찾기 위한 이번 행사 에서는 다양한 계층의 발표자들이 현실을 직시하고, 지속가능한 한우 산업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높은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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