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티아민 이인산’ 사료 소재 개발
“섭취량·성장률 유지···생산성 저하 없어”

소가 소화하며 내뿜는 방귀와 트림 속의 메탄을 줄이는 사료 소재를 국내 연구진이 최초로 개발했다. 상용화될 경우 온실가스 규제 대응과 정부의 탄소 감축 목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한우의 장내 소화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18% 줄일 수 있는 사료 소재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사료 소재는 ‘티아민 이인산’이라는 비타민 B1의 활성형 물질이다. 티아민 이인산은 소의 위 안에 있는 메탄 생성 관련 조효소와 결합해 메탄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를 낸다. 연구진은 지난 4년간 200여종 이상의 식물 소재와 해조류 등 후보 물질을 분석한 후 컴퓨터 모의실험을 통해 티아민 이인산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티아민 이인산을 사료에 첨가해 한우에 급여한 결과, 무첨가 사료를 급여했을 때보다 메탄 배출량이 평균 18.3%(한우 체중 kg당 223.1g→182.3g)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국내 사육 한우 341만마리에 티아민 이인산을 급여할 경우 연간 약 86만t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는 승용차 한 대당 연간 온실가스 발생량이 1.96t인 점을 감안했을 때, 연간 약 44만대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과 맞먹는다. 특히 한우가 티아민 이인산 첨가 사료를 섭취해도 기존 섭취량과 성장률이 그대로 유지돼 생산성 저하가 없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농진청은 이번 저메탄 사료 소재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또 기술이전을 희망하는 기업들과 협의를 거쳐 기술 이전과 티아민 이인산을 활용한 메탄 저감제 등록 및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28배 더 크다. 소와 염소 등 반추동물이 한 번 삼킨 먹이를 되새김질하는 과정에서 메탄이 발생하는데, 95%는 트림, 5%는 방귀로 배출된다.
정부는 2021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에서 ‘국제메탄서약’에 가입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30% 이상 줄여야 한다. 한국의 2020년 메탄 배출량은 2740만t(이산화탄소 환산량)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해조류, 식물소재, 미생물 유래 화합물 등을 활용한 다양한 메탄저감 기술이 연구되고 있으나 효과적으로 인정된 물질은 제한적”이라며 “이번 티아민 이인산 개발을 통해 국내외적으로 강화되는 온실가스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저탄소 인증 축산물 생산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해져 산업적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