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가 7월에 시작한 신규예능 <한끼합쇼>. 방영된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지금까지 모두 6화가 공개됐고, 8월부터는 목요일에서 화요일로 시간대를 변경했다. 그런데 반응이 신통치 않다. 가장 많이 나오는 시청자 평은 ‘불편함’이다.
시청자들에게 <한끼합쇼>는 그렇게 낯선 프로그램은 아니다. 코로나19로 대면 접촉이 어려워지면서 2020년 폐지했던 <한끼줍쇼>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이다. 먼저 달라진 것은 이경규와 강호동이 편을 나눠 저녁 식사를 얻어먹었던 것과 달리 지금은 출연자들이 식사를 차려주는 것뿐이다.
그래서 탁재훈과 김희선으로 바뀐 진행자와 더불어 매회 전문요리사를 ‘한끼셰프’로 넣고, 요리에 재능 있는 연예인을 섭외해 팀을 나눈다. 이렇게 변화를 꾀한 이유는 <흑백요리사>이후 ‘쿡방’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영 초에는 흥행에 대한 기대가 꽤 올라왔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첫 회 방영된 7월 10일 방송의 시청률 3.1% 이후 계속 하향곡선만 그리고 있는 상태다. 호평은 간데없고 시대에 동떨어졌다는 혹평이 쏟아진다.



어떻게 보면 사회 변화가 조금 씁쓸한 형태로 비친다. <한끼줍쇼> 때 숟가락을 들고 다니며 한 끼를 함께 하는 ‘정’이 퇴색했다. 지금은 오히려 유명 셰프의 요리를 대접하겠다고 초인종을 누르지만 집 안에 들이기 꺼리는 마음에 공감이 간다.
일반인이 TV에 등장할 때 드러날 수 있는 개인정보뿐 아니라 그 말과 행동에 점수를 매기고 칼질을 가하는 악성 댓글이 넘치기 때문이다. 그 결과가 4, 5화 연속으로 두 팀 모두 실패를 맛본 것이다. 그나마 6회에서는 두 팀 모두 성공했지만 완전한 해소는 아닌 셈이다.
제작진도 이 상황을 조금씩 심각하게 느끼는 것 같다. 먼저 6화에서는 방송 초기 부촌이라 불리는 지역부터 시작했던 곳을 이번에는 망원동으로 변경했다. 일반인 출연자와 대화도 편안하게 만들려는 시도도 있었다.



사실 이경규와 강호동이 이끌었던 <한끼줍쇼>는 초인종을 누르기 전부터 동네에 있는 아이들과 어른들까지 만나는 사람마다 시선을 맞추고 말을 걸었다. 그런데 진행자로 나선 김희선이 친밀한 대화를 금세 이끌긴 어려웠다. 반대로 재담을 늘어놓는 데 탁월한 탁재훈은 상황에 따라 고저가 달라지고, 자칫 과잉으로 이어졌다.
<한끼합쇼>가 식사를 직접 차려주는 구조로 변했기 때문에 대화를 진행하는 것은 단 한 명의 몫이 된 것도 영향이 있다. 결국 패만 거듭했던 4, 5화는 최악의 반응만 낳았다. 부족한 장면을 메꾸기 위해 손님으로 출연한 연예인과 홍보성 잡담을 잔뜩 채워 넣었기 때문에 시청자와 소통이란 원래 취지는 무색해졌다.
더불어 실패의 요인에는 집뿐 아니라 내밀한 곳까지 공개하는 부담도 빼놓을 수 없다. 섭외된 집이 아니라 즉석에서 만나 냉장고를 열어 방송에 내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연예인이 섭외 후 냉장고를 가져오는 것이고, 관찰 예능은 출연자가 냉장고 상태를 웃음의 소재로 적극 사용한다. 그러나 일반 시청자는 한 번 출연에 불과하지 않은가.
물론 <한끼합쇼>를 벌써 실패로 단정할 수는 없다. 반전의 계기가 있을 수 있다. 6화에서 안보현이 시청자를 방문하기 전 음식 재료를 미리 장 본 것처럼 개선은 가능하다. 긍정할 수 있는 영향력이 생긴다면 우리 동네에 찾아오길 앞다투어 반길 수 있지 않겠나.
배문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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