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긴 외벽, 녹슨 선체’ 美구축함 민낯…힘 받는 한·미 ‘MASGA’

2025-08-06

미국 해군의 최신형 수상 구축함으로 꼽히는 USS 마이클 먼수어함의 상당 부분 손상된 외벽 상태가 노출되면서 미군 함정 노후화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최근 한ㆍ미 관세 협상에서 합의된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라는 이름의 양국 조선산업 협력 프로젝트에 힘을 싣는 하나의 방증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5일(현지시간) 미 국방 분야 온라인 매체 ‘내셔널 시큐어리티 저널(NSJ)에 따르면, 최근 일본 요코스카항에 정박한 줌왈트급 스텔스 구축함 USS 마이클 먼수어함(DDG 1001)은 외벽에 광범위한 부식 흔적과 변색, 표면 손상으로 보이는 흔적이 포착됐다.

日에 정박중 SNS 공개…“유물처럼 보여”

일본의 한 국방 전문 인플루언서가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먼수어함의 해당 사진을 살펴보면, 외벽 곳곳의 포장재가 찢겨져 너덜너덜한 상태이며, 부식 때문에 생긴 듯한 구멍이 여러 개 발견된다. 한쪽 구멍에서는 기름이 쏟아져 바다 표면을 향해 분출된 듯한 자국이 남아 있다. 이 사진이 엑스에 공개되면서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최첨단 무기 체계라기보다 낡은 유물처럼 보인다”, “이 배를 타고 전투에 나서려면 용기가 필요할 것” 등 조롱 섞인 반응이 나왔다.

NSJ는 “줌왈트 구축함은 그간 생산 규모 대폭 축소와 기능적으로 무용지물인 함포로 인해 전반적 효과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며 “이번처럼 눈에 띄는 노후화는 그간 논란이 많았던 줌왈트급 구축함을 단적으로 상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해군은 당초 줌왈트급 구축함을 32척 제작하려다 예산 문제와 임무 변경 등으로 USS 줌월트, USS 마이클 먼수어, USS 린든 B 존슨 등 3척만 건조했다. 이번에 공개된 USS 마이클 먼수어는 2019년 1월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취역한 줌왈트 2번 구축함으로 길이 190m, 폭 24.6m에 약 140명의 탑승이 가능하다.

줌왈트급 구축함은 155㎜ 함포 2문 시스템(AGS)을 갖추고 있지만, 구축함 생산 계획이 크게 줄면서 탄약 생산 물량도 줄고 이로 인해 탄약 제작 가격이 폭등하면서 미 해군은 탄약 도입을 아예 중단한 상태다. 이 때문에 발사할 탄약이 없어 ‘무늬만 대포’로 작전 운용 능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美해군 “해상 운항중 손상, 문제 안돼”

미 해군은 “문제 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해군 대변인은 “부식과 오염 자국은 이 정도 크기의 함정이 바다에서 오래 운항하면 일반적으로 생기는 것”이라며 “햇빛ㆍ염수와 일반적인 해상 작전에서 비롯된 외관 손상일 뿐 성능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했다.

그럼에도 제작에 90억 달러(약 12조4800억 원)라는 막대한 돈이 들어갔고 줌왈트 구축함의 생명인 은밀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해군 안팎의 우려를 불식하지는 못하고 있다. NSJ는 “미 해군의 가장 비싼 구축함은 작전 운용은 가능할지 모르지만 겉모습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현재 태평양 지역에 전진 배치된 USS 먼수어 함은 자체 기준에 따라 정기적인 유지ㆍ보수ㆍ정비(MRO) 작업을 받게 된다. 하지만 조선업 재건을 외치는 미국은 군함 건조뿐 아니라 기술력 낙후, 숙련공 부족 등 기반이 무너진 상태여서 MRO 분야에서도 상당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

군함 유지·보수·정비 난맥상…전력 차질

미 해군 전문가들은 함정 수리 지연 및 부실로 인해 아시아에서 전쟁 발생 시 함정과 잠수함이 작전에 투입되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군 함정 MRO 지연 사태는 이미 적잖은 혼란을 초래하며 군 전력 유지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고 지난 4일 보도했다.

가령 미 해병대는 양륙함의 부실한 유지ㆍ보수 작업으로 인해 예정된 배치ㆍ훈련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고, USS 보이시(Boise) 잠수함은 계속 지연된 정비작업으로 10년째 작전 투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최근 수년간 함정 유지ㆍ보수 작업의 약 3분의 2가 지연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미 해군 관계자들의 얘기다.

중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조선산업 전략적 강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한국이 MASGA 프로젝트에 따라 미군 함정 MRO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할 공간이 그만큼 클 수 있다. 미 현지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이 군함 건조와 MRO 분야에서 한국과의 전략적 협조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것을 요즘 체감한다”고 중앙일보에 말했다.

1980년대 후반 약 600척에 달했던 미 해군 군함은 2024년 말 기준 295척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 상태다. 미 의회예산국(CBO)이 지난 1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군은 군함을 295척에서 2054년까지 1조750억 달러(약 1492조 원)를 들여 총 390척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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