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파식적] 모가미급 호위함

2025-08-06

2016년 6월 9일 새벽 0시 50분 중국 해군의 호위함 1척이 센카쿠열도 북동쪽 접속수역에 진입했다. 중국 해경의 어업 감시선은 자주 출몰했지만 군함이 들어온 것은 처음이었다. 일본은 이를 침략 징후로 간주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1년 뒤인 2017년 6월 일본 내각회의는 기존 1800톤급 차세대 호위 구축함 사업(DEX)을 중국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3900톤급(만재 배수량 5500톤) 모가미급으로 설계를 변경했다. 최상이라는 뜻의 ‘모가미’는 일본 3대 급류 중 하나인 야마가타현의 강에서 이름을 따왔다.

일본의 최신예 모가미형 호위함이 호주의 10조 원 규모 신형 함정 도입 사업에서 독일을 제치고 사업자로 선정됐다. 일본의 호위함 수출은 이번이 처음이며 완제품 무기 수출로는 필리핀에 판매한 방공 레이더에 이어 두 번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수주 성공의 배경으로 민관의 치밀한 맞춤형 전략을 꼽았다. 호위함 건조사인 미쓰비시중공업은 모가미급 개량형이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의 메코 A200 개량형보다 가격은 20% 비싸지만 스텔스 성능, 운용 인력 절감, 건조 속도 등에서 우위를 갖췄다고 밝혔다. 또 호주 정부가 요구한 조기 인도를 위해 3척은 일본에서, 8척은 호주 헨더슨조선소에서 건조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해상자위대와의 연합훈련을 통해 미국 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개량형을 선보이며 호주 해군이 중시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미일호 3국 안보협력을 강조한 게 주효했다.

일본은 평화주의 헌법에 따라 무기 수출을 금지해왔으나 2023년 기시다 후미오 정권 시절 방위 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 지침을 바꿔 수출 길을 열었다. 호주에 이어 인도네시아·필리핀에도 호위함 수출을 추진 중이며 영국·이탈리아와는 차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에도 군침을 흘리고 있다. 민관군의 협업으로 K방산을 브랜드화하고 마스가를 방산 협력 모델로 확장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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