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에 의대·치대로 떠나"…교대 중도 이탈, 3년 만에 2배↑

2025-05-23

교대 중도 이탈 2배 증가

"박봉·과중한 업무"

고연차 교사 이직 의향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교대를 중도에 그만둔 학생이 3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권 침해와 낮은 처우, 추락한 직업 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의원이 전국 교육대학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교육대와 춘천교대 등 11개(분교 포함) 주요 교대에서 중도 이탈하는 학생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2배 가까이 늘었다.

◆ 교사 10명 중 4명 "이직 원해"…교대생·현직 교사 이탈 가속화

교대 이탈 인원은 증가 추세다. 2022년 교대 휴학생은 405명, 제적생은 370명이었지만 2023년에는 휴학생 494명, 제적생은 478명으로 늘었다. 2024년에는 휴학생 588명, 제적생 621명으로 나타났다.

교직 현장에서도 교사들의 이탈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서교연)이 지난해 서울 시내 초·중·고 교사 2,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초등 교사의 42.5%가 '기회가 된다면 이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직 의사 비중은 중학교 교사(34.8%), 고등학교 교사(34.7%)도 높았다.

고연차 교사들의 이직 의향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고도로 숙련된 교사들이 학교 현장을 떠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연차별로 ▲13년 차(60.8%) ▲8년 차(62.0%) ▲4년 차(58.0%) 순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이 교단을 떠나려는 주요 이유로는 과중한 업무 부담과 낮은 처우가 꼽혔다. 초등교사들은 학부모 상담(4.25점), 행정 업무(3.86점)에서 큰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수의 적절성'을 묻는 '분배 공정성' 문항의 평균값도 초등 교사 1.91점, 중학교 교사 2.07점, 고등학교 교사 2.22점으로 초등 교사가 가장 낮았다.

이인재 서울교육대 연구윤리 교수는 "MZ세대들은 경제력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3년 이하 경력인 교사의 실질 연봉은 2,400~2,500만 원 수준으로 한 달에 200만 원가량을 받는 등 급여가 다른 직종에 비해 적다"며 "교사가 교육 현장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는 데 비해 전보다 근무 여건도 많이 열악해졌다"고 말했다.

◆ 합격선 떨어지는 교대…공교육도 흔들

교대의 선발 인원은 줄었지만 합격선은 낮아지는 등 학생들 사이에서도 교대 인기가 시들해지는 분위기다.

종로학원의 2025학년도 교대 합격선 분석에 따르면 서울교대·춘천교대·청주교대·광주교대·한국교원대 5개 대학의 수시 전형 내신 합격선은 3.61등급으로 집계됐다. 2024학년도 3.22등급, 2023학년도 2.74등급에서 하락 추세다.

5개 교대의 올해 선발 인원은 1258명으로 전년(1402명) 대비 10.3% 감소했다. 선발 인원이 줄었는데 합격선이 낮아진 배경에는 교대에 지원한 수험생들의 평균 성적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교수는 "상위권 학생 중에는 교대에서 적을 두고 반수나 재수를 해서 의대나 치대로 가는 학생이 늘었다"며 "교직에 대한 열정으로 왔던 인재들도 교사와 관련된 부정적인 이슈를 접하며 교사 진로에 대해 의문을 품으며 떠나고 있다면서 향후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되고 이는 고스란히 사회 전체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학교 폭력과 같은 교육의 문제가 생기면 과거엔 학교 안에서 교육적으로 풀었지만, 요즘엔 학교 밖에서 사법적으로 풀려고 해 교사들이 불안감과 무서움도 느낀다"며 "현직 교사가 어려움을 겪는 것을 초·중·고등학생들이 보면서 교대를 가지 않으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aaa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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