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태블릿 1위 화웨이…정부 보조금 판도 바꿨다

2025-06-18

화웨이가 올 1분기 중국 태블릿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출하량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정부 보조금 정책과 애국 소비가 맞물리면서 시장 소비를 이끌어냈다. 올 2분기부터 일부 지방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면서 향후 성장세에 변수가 생길 전망이다.

18일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1분기 중국 태블릿 시장에서 230만대를 출하해 점유율 26%로 1위를 차지했다. 애플은 출하량 210만대, 점유율 24%로 2위로 밀려났다. 두 회사 모두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7% 늘었다.

같은 기간 샤오미는 140만 대(점유율 16%)를 출하해 3위에 올랐고, 아너(90만대, 10%)와 레노버(50만대, 6%)가 뒤를 이었다. 샤오미는 57%, 아너는 41%의 연간 성장률을 기록하며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기타로 집계돼 주요 브랜드 순위에 들지 못했다.

이번 결과는 중국 정부가 올 1분기 디지털 제품을 대상으로 보조금을 지급한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 영향이 컸다. 중국은 올 초 휴대폰, 태블릿, 스마트워치 등 디지털 소비재를 구매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출고가 6000위안(약 114만원) 미만 제품에는 최대 500위안(약 10만원)까지 지원한다. 할인 가격에 중국 애국 소비 등이 더해지며 중저가 제품이 수요를 입었다.

카날리스 수석 애널리스트 엠마 쉬는 “올 1분기 중국 태블릿 시장 성장세는 정부 보조금의 영향이 컸다”며 “각 제조사는 게임용 성능 강화, 생산성 기능 향상을 위한 태블릿 제품군 확장을 추진한 것이 효과를 봤다”고 분석했다.

다만 2분기 이후 시장은 변동 가능성이 있다. 광저우, 충칭, 간쑤 등 일부 지방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면서 소비 진작 효과가 약화할 수 있다. 보조금 중단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상당수는 예산 부족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진다.

보조금 축소 흐름이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와 애플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중국 중저가 제품에 집중됐던 정책 효과가 약화하면,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돼 불리했던 삼성전자와 애플은 고급 제품군을 중심으로 수요 회복을 노릴 수 있다. 특히 충성도 높은 소비층을 보유한 애플은 보조금 의존도가 낮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반등 여지가 크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다시 맞춰지게 되면 시장 자체가 복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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