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이공계 박사인력 미국행, 약 10년간 2배↑
이공계 인재, 매년 5000명 이상 美 이민 택해
대학가 "'돈'보다 과학자 인식, 연구환경 개선 급선무"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황혜영 인턴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안을 인공지능(AI) 시대를 여는 첫 번째 예산안으로 명명했지만 AI 시대를 이끌 우리나라 이공계 인재의 해외 유출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계에서는 과학자에 대한 낮은 사회적 인식과 경직된 연구 환경을 그 원인으로 꼽고 있다.
4일 교육계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미국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이공계 박사 인력 규모는 지난 2010년 약 9000명에서 2021년 약 1만8000명으로 10여 년 새 2배 증가했다.

특히 지난 20년(2004년부터 2024년까지) 간 국내 이공계 주요 5개 대학의 인력이 전체 이공계 해외 순 유출 인력의 47.5%를 차지했다.
국내 이공계열 고급인력의 해외유출 현상이 심각함을 방증하는 지표로, 미국 현지에서 파악한 현황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감지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국 국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매년 5000명 이상 국내 이공계 박사급 인재가 취업이민비자를 받아 미국으로 이민하고 있다.
인구 10만 명당 이민 비율은 11.3명으로 세계 1위다. 일본(0.66명), 중국(0.96명), 인도(0.88명)와 비교하면 10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 같은 현상은 향후에도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이 국내 체류 중인 우리나라 이공계 석·박사급 1916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42.9%가 "향후 3년 내 외국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이 이직을 원하는 이유(1∼3순위)로는 금전적 이유(66.7%·3순위까지 합산)가 가장 많았다.
실제로 해외 체류자는 13년 차에 가장 많은 36만6000달러를 받지만, 국내 체류자는 19년 차가 돼서야 최고점(12만7000달러)을 찍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가 역시 침통한 분위기다. 과거에는 우리나라에 다시 돌아와 기량을 펼칠 날을 기다리며 해외에서 공부했다면,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박사까지 마치고도 해외로 떠나는 형국이 됐기 때문이다.
다만 이공계열 연구 현장에서는 금전적 측면보다 과학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해외에 비해 열악한 현실, 마음껏 연구하기 어려운 환경을 주요한 유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는 "우리나라에는 현재 과학자가 우리 사회의 발전에 꼭 필요한 인재라는 인식이 부재하다"며 "과학자의 목소리가 사회에서 인정받기 힘들어지고, 과학자라는 존재의 중요성도 존중받지 못하면서 젊은 인재들이 우리나라에 애정이 식어버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직된 연구 환경도 인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지점이다.
문대규 순천향대 디스플레이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사실 연구자들에게는 연구환경이 가장 중요하다. 해외에서 연구를 하는 게 더 나으니 자꾸 나가는 것"이라며 "연구자 입장에서 미국의 연구 환경이 훨씬 자유롭고, 이공계 신진 인력이 몸담을 연구소나 기업의 페이도 미국이 더 많다 보니 (미국 등 해외를) 당연히 선호할 수밖에 없다"라고 봤다.
'주 52시간제'가 연구실에서는 자유로운 연구활동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재권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는 "주 52시간에 갇혀 시간이 되면 컴퓨터를 끄고 연구를 멈춰야 한다. 연구실에 불이 꺼진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다. 누가 이 분위기를 연구 분위기라 하겠는가"라며 "주 52시간 제한은 풀되 야 ·특근 수당을 보장해 주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해외로 나가고 싶어서 나가는 게 아니다. 부모님과 친구들도 없고 말도 잘 안 통하는 나라에 왜 가고 싶겠는가"라며 "연구자의 열정을 존중해 주며 마음껏,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jane9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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