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걸린 영유아, 장내 유익균도 줄어

2025-09-06

코로나19에 감염된 영유아는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이 나타나 면역기능까지 억제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장 과정에서 장기적인 영향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하대병원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 김동현·곽병옥 소아청소년과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이 영유아의 장내 환경 및 면역체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마이크로오가니즘’에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진은 생후 2세 미만의 영유아 중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환아와 건강한 대조군에게서 대변을 수집해 ‘16S rRNA 유전자 시퀀싱’ 기법으로 장내 미생물을 분석했다.

사람의 장 내부에서 사는 미생물 군집은 영유아기부터 빠르게 발달한다. 장내 환경은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유해 요인에 대한 면역반응과도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연구진은 어린 시기에 코로나19 감염을 경험할 경우 받게 될 영향을 분석하기로 했다.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과 균형이 무너지면 향후 성장 과정에서 면역기능이 저하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분석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된 영유아는 장내 미생물 균형이 무너진 모습이 관찰됐다. 유익균으로 알려진 페칼리박테리움, 클로스트리디움, 루미노코커스는 줄어든 반면 에스케리키아, 스트렙토코커스 등은 증가했다. 연구팀은 감염군에서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감소한 불균형 상태가 나타났으며 건강한 대조군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면역기능에 대한 분석에서도 코로나19에 감염된 영유아는 중요한 면역 신호를 전달하는 인터루킨-17, NOD 유사 수용체, 톨 유사 수용체 경로가 억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 점막의 면역력이 약해지고, 바이러스를 빠르게 제거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코로나19 감염이 장내 미생물 불균형 및 면역 경로의 억제와 관련 있으며, 장기적인 면역 발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앞서 성인을 대상으로 한 해외 연구에서도 장내 미생물 환경이 코로나19 같은 외부 병원체 감염에 대응하는 면역반응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김동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와 달리 면역체계가 급격히 발달하는 영유아 시기에 코로나19가 장내 미생물과 면역 기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과학적으로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병옥 교수는 “영유아 시기의 장내 환경 변화는 장기적인 건강과 면역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감염 이후에도 세심한 관리와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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