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개 손가락의 로봇 팔이 무게 커다란 타이어를 끼운 뒤 번쩍 들어 올려 컨베이어 벨트로 쉼 없이 옮긴다. 10개 층으로 길게 들어선 선반 위에는 수 많은 공정을 거쳐 완성된 타이어들이 켜켜이 쌓여있다. 글로벌 타이어 1위인 미쉐린의 트럭·버스용 타이어로 한국·일본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시장을 겨냥한 수출 길에 오르게 된다.
1992년 세워진 미쉐린 농캐 공장은 태국 방콕에서 약 100㎞ 거리인 사라부리주 산업단지에 자리한다.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날씨에도 공장 내부는 선선한 온도를 유지하며 쾌적한 작업 환경을 제공했다. 타이어 공장 답게 천연고무 냄새가 코 주변을 감았지만 회색빛 매연이나 뜨거운 열기, 귀를 찌르는 듯한 소음은 찾기 어려웠다.
이곳에서 만난 티라폴 무엥나오 미쉐린 아시아태평양 제조 부문 디렉터는 “타이어 공장이라고 하면 덥고 더러운 칙칙한 분위기를 떠올릴 수 있지만 미쉐린 공장은 그렇지 않다”며 “사람과 환경을 생각하며 제조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럭·버스에 탑재하는 미쉐린 타이어는 농캐 공장에서 총 18단계 공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군용기를 제외한 항공기용 타이어도 마찬가지다. 연간 생산 규모는 트럭·버스용 타이어 160만 본, 항공기용 타이어 4만 5000본으로 인력 규모도 1805명에 달한다.
공장은 지어진 지 30년도 훌쩍 넘었지만 기술과 사람의 조화로 생산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트럭·버스용 타이어는 20개 넘는 부품을 필요로 하는데 주요 제조 공정인 고무 성형과 코팅, 경화 공정 모두 최신 설비를 통해 빠른 시간에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이러한 작업이 이뤄지는 라인에는 1명의 인원이 배치돼 눈과 손으로 완성된 제품을 직접 점검하며 완성도를 높인다. 공장 관계자는 “공정 자동화로 생산성을 3~4배 향상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생산된 트럭용 타이어 ‘X멀티 에너지 Z’는 기존 제품보다 무게를 무게를 4.5㎏ 줄이고 연료 효율을 7% 개선했다.

항공기용 타이어 생산라인도 마찬가지다. 핵심 설비는 도로러너 피니싱 머신(RRF)으로 원형 통이 회전을 하자 코팅된 나일론이 겹겹이 쌓이기 시작했다. 얇고 긴 형태의 코팅 나일론이 원형 통 좌우로 움직이며 점차 타이어 모양을 갖춰 나갔다.
이 작업을 마친 뒤에는 거대한 크레인으로 옮겨져 트레드 패턴을 장착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여성 작업자는 트레드 패턴이 간극 없이 제대로 밀착됐는지 등을 최종 확인한다. 무인 운반차(AGV)는 이러한 공정을 마친 타이어를 옮기는 역할을 담당한다.
현장에서는 보잉 737 맥스용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었다. 항공기 타이어는 시속 340㎞ 속도, 영하 50도에서 영상 200도까지의 온도 변화, 최대 25톤의 하중을 버틴다. 타이어는 최대 200회의 착륙 이후 교체하는 것을 권고한다. 미쉐린은 차세대 제품인 ‘에어X 스카이라이트’ 타이어를 통해 타이어 무게를 최대 20% 줄이고 착륙 가능한 횟수를 10% 늘렸다. 이를 통해 항공사는 연간 연료비를 2만 달러 아끼면서 탄소 배출량도 93톤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공장 혁신의 중심에는 여전히 ‘사람’이 있다. 이러한 첨단 설비 덕분에 생산성 향상 뿐만 아니라 여성·장애인 근로자도 적극적으로 업무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농캐 공장의 여성 근로자 비율은 18.4%로 지게차를 운전하고 중장비를 다루는 인원들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미쉐린은 이 비율을 2030년까지 50%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장애인을 대상으로는 기술 교육을 제공해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빈 응위엔 농캐 공장장은 “케어(Care)와 테크(Tech)의 균형이 농캐 공장의 핵심”이라며 “기술만으로는 빠를 수 있지만 케어가 함께 할 때 더 멀리 더 빨리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농캐 공장은 노동조합 대신 경영진과 직원 대표로 구성된 복지위원회를 두고 있다. 위원회는 임금·복지 정책을 회사와 함께 논의하며 매년 실시하는 직원 만족도 조사에는 올해 전체의 97%가 참여했다. 직원들은 교육·멘탈 지원·현장 실습을 결합한 ‘10·20·70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한다.
미쉐린의 지속가능성 전략은 농캐 공장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농캐 곶앙의 지붕은 태양광 패널로 빼곡히 덮여 있다. 현재 공장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5%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 충당하고 있는데 2029년까지 에너지 사용량을 현재보다 47%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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