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선 본투표가 시작된 3일 온라인에서는 ‘투표 인증샷’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12·3 불법계엄부터 6·3 대선까지 6개월 간 각자가 겪은 역사의 현장을 사진에 담아 올렸다.
이날 SNS에는 사진·그림 등을 인쇄해 기표 도장을 찍는 투표 인증 사진들이 줄줄이 올라왔다. 일부 시민들은 지난 탄핵 촉구 집회 광장의 기억들을 담아낸 사진들을 공유했다. 지난해 12월14일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가결하던 날 여의도 국회 앞에서 찍은 사진을 출력해 투표소에 들고간 시민도, 탄핵 촉구 집회 광장에서 연대했던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를 응원하는 그림을 담아 도안을 공유한 시민도 있었다.

이들은 자신의 투표를 인증하며 광장에서 외쳤던 소망들을 되새겼다. 탄핵 촉구 시위 때 들고 다녔던 깃발 이미지를 투표 인증 용지로 만든 길삼봉씨(27·활동명)는 “춥고 길었던 그 밤들에 종지부를 찍고 싶다는 마음으로 투표 인증 용지를 만들었다”며 “모든 투쟁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부디 내란 사태만은 완전히 끝낼 수 있는 대선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고 말했다.
양말씨(28·활동명)도 자신의 깃발 이미지를 투표 인증 용지로 사용했다. 역사를 이끌어 온 여성들의 모습을 담아낸 그림엔 “모든 순간에 여자가 있었다. 지금도, 여기에”라고 적혀 있었다. 양말씨는 “대선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광장에 나온 여성들 덕분이라는 것을 잊고 싶지 않았다”며 투표 인증 용지를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계엄으로 무너진 일상이 대선으로 회복되기를 바랐다. 아이돌그룹 마마무의 응원봉을 직접 그려 투표 인증 용지를 만든 별강아지씨(활동명)는 “제 일상과 사람들, 제가 사랑하는 가수를 지키고 싶은 마음으로 친구들과 응원봉을 들고 거리에 나갔었다”며 “대선을 맞이해 정말 행복하고 다시 평화롭고 조용한 일상을 누리고 싶다”고 말했다. 양말씨는 “아직까지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몰라서 많이 떨린다”면서도 “새로운 세상이 올 거라는 믿음과 희망을 가지고 있고 어서 안정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