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22위에서 6계단 내려가…경영평가액 감소 때문
수익개선에 신규수주 다변화 등 안정적 성장기반 확보 나서
[미디어펜=서동영 기자]동부건설이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하락했음에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재무적으로 문제가 없고 사업을 재편하며 올해 실적을 회복하고 있어서다. 악화된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동부건설의 노력이 옳다는 방증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일 발표한 2025년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전년 22위에서 28위로 6계단 내려갔다. 동부건설의 순위 하락에는 시공능력평가 요소 중 특히 경영평가액 감소 때문이다. 올해 평가에서 동부건설의 경영평가액은 전년도 1조2882억에서 299억으로 76% 가량 크게 감소했다.
경영평가액은 차입금의존도, 자기자본비율 등을 반영해 해당 건설사의 재무건정성을 산출한다. 때문에 건설사의 재무 상황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현재 동부건설의 재무상황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를 보면 동부건설은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68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1%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2023년 301억 원에서 지난해 -967억 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다만 건설업계에서는 지난해 최악의 건설경기를 고려하면 오히려 동부건설이 선방했다고 평가한다. 특히 지난해 3000억 원 규모 영종하늘도시 RC3블록 개발을 과감하게 포기한 부분이 회자되고 있다. 해당 사업 포기로 동부건설은 계약금 300억 원을 한국토지주택공사에 위약금으로 지불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동부건설이 사업을 계속 진행했다면 미분양으로 인해 적자 폭이 더 커졌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부건설은 이번 순위 하락에 대해 "시공능력평가는 금년도 실적이 아닌 최근 3년간의 실적을 기준으로 산정된다"며 "실적이 호조였던 2021년 실적이 평가 범위에서 외되고, 손실 폭이 가장 컸던 2024년 실적이 반영된 영향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동부건설은 최근 사업 재정비를 하며 건설침체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 중이다. 주택 사업 비중을 줄이고 자신들의 장기인 토목 등 공공건설 수주에 집중했다.
실제로 동부건설은 지난해 1조 원이 넘는 공공공사를 따냈다. 올해도 '광명시흥 A2-5BL, A1-1BL, B1-7BL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잇달아 수주에 성공했다. 지난달에는 베트남 건설부가 발주한 '미안~까오랑 도로 건설사업' 도급계약을 체결하며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이같은 공공공사 수주는 시공능력평가에는 크게 반영되지 못했다는 게 동부건설의 주장이다. 시공능력평가는 평가 지표 중 공사실적(매출)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한다.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이나 대단지 아파트 사업을 다수 확보한 건설사들이 유리한 구조다. 동부건설처럼 공공공사 등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친 건설사는 실제 기술력, 안전관리 역량, 재무 안정성 등 질적 경쟁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한계가 있다.
동부건설의 이같은 방향이 옳다는 점은 올해 실적 회복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경영 체질 개선과 원가율 정상화에 성공하며 올해 1분기 15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2분기에도 수익성 개선 흐름이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신규 수주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