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200 대 1’ 뚫고 왔어요”…전 좌석 무료 코스요리 팝업 어디

2025-11-06

3일 저녁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의 ‘퀴진케이 레스토랑’ 입구. 옛 서책을 연상케 하는 특별한 문부터 예사롭지 않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폭군의 셰프’에서 과거와 현실을 이어주던 책 ‘망운록’을 본떠 제작한 문이다. 서책을 넘기듯 문을 열고 들어서자 조선시대 궁궐로의 시간 여행이 시작됐다. 궁의 주방인 ‘수라간’에서 사용하는 칼과 가마솥 등 드라마 속 실제 소품들이 곳곳에 전시됐고, 드라마와 동일한 의상을 입은 셰프들이 손님을 맞았다. 7석 남짓한 아담한 규모의 식당 내부에는 드라마 주제곡이 잔잔히 흘렀다.

CJ제일제당(097950)의 한식 셰프 발굴·양성 프로젝트 ‘퀴진케이’가 이달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운영한 이곳은 드라마 폭군의 셰프 속 미식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팝업 레스토랑이다. 드라마 속 주인공이 과거로 이동해 조선시대 왕의 수라상을 차리는 설정을 그대로 구현했다. 식사권 응모 이벤트에 당첨된 손님들은 퀴진케이 소속 셰프들이 개발한 7가지 코스 요리를 무료로 즐겼다. 응모 이벤트 경쟁률은 무려 1200대 1에 달했다.

“서양의 궁정요리에서 뿌리를 찾은 한 입거리 육회이옵니다. 전하의 미각을 여는 첫 그릇이 되길 바라옵니다.”

이날 팝업 레스토랑을 찾은 손님들은 약 2시간에 걸쳐 코스 요리가 나올 때마다 감탄을 쏟아냈다. 드라마 속 대사를 반영한 음식 설명 카드와 셰프들의 실감 나는 연기가 더해지며 몰입도는 한층 높아졌다. 50대 김정아 씨는 “드라마를 보며 궁금했던 음식을 직접 먹어볼 수 있어 특별했다”며 “극 중 왕보다 더 맛있게 먹은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메뉴는 드라마에 등장한 요리를 셰프들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입 2종(다시마부각 육회·한입 슈니첼과 우엉튀김) △완두콩 포타주 △된장 파스타 △압력솥 오골계탕 △비프 부르기뇽 △고추장버터비빔밥 △흑임자 마카롱과 차 등으로 구성됐다. 비빔밥에는 참기름 대신 버터를, 파스타에는 제주산 푸른콩장을 비롯한 네 가지 된장을 활용하는 등 한식의 색다른 해석을 시도했다. 드라마의 요리 자문을 맡은 신종철 앰버서더 서울 풀만호텔 총괄 셰프도 멘토로 참여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콘텐츠와 음식이라는 두 영역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공간 연출과 셰프들의 운영 방식 등 디테일에 주안점을 뒀다”며 “세상에 없던 레시피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걱정이 많았는데 손님들의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헤드 셰프로 참여한 이경원 셰프는 “드라마 속 장면을 열 번 넘게 돌려보면서 향부터 맛까지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신경 썼다”며 “코스 요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만큼 비용 부담도 없고 드라마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그동안 진행한 팝업 중 가장 성공적인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퀴진케이는 한식의 발전과 세계화를 위한 CJ제일제당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로, 만 39세 이하 청년 셰프들을 발굴해 다양한 지원 제도를 운영한다. 퀴진케이 프로젝트 셰프들은 레스토랑 공간을 무상으로 임대해 한식 팝업 레스토랑을 운영할 수 있고 파인다이닝 실습 등의 기회를 얻는다. 2023년 8월에 론칭한 한식 팝업 레스토랑은 현재까지 총 7회 열렸으며 팝업 운영팀 중 2개 팀은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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