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은 전기나 인터넷처럼 산업 전반에 걸쳐 활용될 수 있는 ‘범용 기술(general-purpose technology)’이다. AI는 이미 사회 전반에 걸쳐 거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그 여파는 인프라 시장에도 예외 없이 미칠 전망이다. AI는 인프라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편성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와 함께 솔루션이 필요한 상당한 리스크를 수반할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생성형 인공지능(GAI)을 뒷받침할 핵심 인프라에 대한 수요 급증이다. 대표적인 예가 데이터센터다. 데이터 연산과 저장을 담당하는 이 시설들은 GAI의 핵심 기반으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수요가 2023년 대비 4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이를 충족하려면 2500억 달러 이상의 신규 투자가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이와 함께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발전소 건설과, 발전소와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송전망 확충도 필수적이다.

AI는 디지털 자산군에 국한되지 않고, 전통적인 인프라 자산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AI가 경제성장을 촉진하면, 자연스레 교통·유틸리티·에너지 등 광범위한 인프라 수요 역시 증가한다. 동시에 AI 기술의 활용은 운영 효율성과 생산성을 제고시켜 기존 인프라 자산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안전성이나 고객 만족도와 같은 인프라 서비스의 품질이 개선될 가능성도 커지며, 이는 결국 자산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AI가 불러오는 변화가 모두 장밋빛은 아니다. 가장 두드러진 위험 요소는 사이버 보안과 자동화에 따른 노동시장 충격이다. GAI 시스템은 확률 기반 알고리즘을 활용하기 때문에 편향이나 오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학습 데이터와 관련된 개인정보 보호 및 지적재산권 침해 이슈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무엇보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규제나 제도적 대응을 앞지르면서, 리스크 관리에 필요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따라가지 못하는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가능한 위험을 사전에 식별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신기술의 도입은 언제나 명암을 동시에 안고 온다. 그러나 AI는 이미 여러 분야에서 의사결정을 개선하고 혁신을 가속화하며 그 효용을 입증하고 있다. 잠재적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만 있다면 인프라 부문에서도 새로운 효율성이 실현될 수 있다. 이는 경제 성장과 사회 발전, 궁극적으로는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이 같은 변화야말로 인프라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대상이다.
세바스찬 도미네흐 IFM인베스터스 인프라 부문 운용역